[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100년만의 폭우에 서울 전역에서 방송 및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교통대란까지 이어지며 장애 복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재난상황실에 따르면 28일 서울 강남 사거리와 대치동, 신림동 인근의 침수로 인해 이동통신 3사의 기지국과 중계기들이 작동을 멈추고 서울과 경기 지역 곳곳에서 인터넷이 끊기고 위성방송이 정상 수신되지 않는 등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강남 사거리 인근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휴대폰 사용자의 불통 사태가 이어졌다. 한국전력이 강남 지역에 침수 사태가 발생하자 감전 사고를 우려해 전력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기지국과 중계기들은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배터리로 전력을 수급한다. 때문에 일시적으로는 버틸 수 있지만 배터리가 모두 소진될 경우 기지국 자체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SKT는 현장에 위치한 기지국에 전력공급을 위한 별도 발전차량을 내보냈지만 도로 침수로 인해 접근 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이날 오후 가까스로 복구에 성공했다. KT는 침수 피해 지역에 중계기만 두고 있어 피해를 면했다.
현재 대부분의 통신 불통 상황은 해소됐지만 여전히 통신 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침수와 낙뢰, 정전 등으로 소형 중계기들이 피해를 입으며 신호가 미약하거나 일부 지역에서 통화가 안되는 현상도 이어졌다.
서초구에 서버를 두고 있던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 역시 지난 27일 정전으로 인해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28일 현재 우회로를 통해 서비스를 재개했다.
서초구 우면산의 산사태로 인해 EBS 방송센터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세트실이 붕괴되고 제작스튜디오에 토사가 유입됐다. 전원을 공급하는 기전실도 침수 피해를 입어 방송센터 전체가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EBS는 결국 27일 오후 1시 50분경 비상전원장치의 전력까지 고갈되면서 약 13분간 비상용 영상을 방송했다. 이후 EBS는 도곡동 본사에 송출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긴급 조치로 TV 방송을 정상 운행하고 있다.
폭우가 계속되자 위성방송 역시 정상 신호를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방송은 특성상 신호가 미약하면 아예 화면이 나오지 않는다.
KT스카이라이프측은 특별한 장애는 없지만 신호 자체가 약해지면서 방송을 정상 수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침수로 인한 인터넷 불통도 이어지고 있어 폭우가 계속되는 밤사이 피해 지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방통위는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자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한 8개 기간통신사업자와 지상파 3사를 비롯한 전국 62개 방송사의 방송 모니터링을 통해 재난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TV방송과 라디오를 통해 기상특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등 재난 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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