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많은 기업들이 녹색산업 진출을 선포하고 있지만, 정작 매출액에서 녹색산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책금융공사는 녹색산업에 진출한 526개 주요기업의 상반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매출액 중 녹색분야 비중이 10% 미만인 업체가 79%(41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기업'이라는 이름표는 달았지만, 정작 녹색 부문에서 먹을거리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또 국내시장 매출 비중이 수출보다 높은 업체가 69.6%(366개)로 월등히 많았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많아 전체 매출에서 녹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처음부터 녹색기업을 표방한 기업은 거의 없지만, 겸업을 하면서 차차 이동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무적인 부분도 있다. 조사에 따르면 녹색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18.9%로, 전체 설비투자 증가율 (14.0%)에 비해 4.9%포인트나 높다.
공사 관계자는 "녹색기업은 신제품생산과 설비확장에 일반 기업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내·외부적인 자금조달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민간 금융기관들은 녹색산업의 수익성과 안정성이 낮다는 점을 들어 대출을 꺼리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현철 조사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여러 민간 녹색금융상품이 출시되고 있으나 아직 지원규모가 미흡하고, 자금지원도 대출가능 기업에만 집중돼 있다"며 "중소기업, 연구개발 (R&D) 및 상품화 초기단계에 대한 지원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하 연구위원은 "녹색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자금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특히 초기 R&D 단계에서는 자금유입에 한계가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정책자금 지원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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