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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아마존닷컴은 '임대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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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공유하고 끌어들이라. 조직원들 뿐만 아니라 고객들과도 이렇게 하라. 목표를 공유하고 가치를 개방하라. 그래서 그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고, 이것을 재료로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라. 그러면 한계가 무너진다"


조직원과 고객, 영업 파트너를 그저 노동력과 화폐 거래의 대상으로만 여겨온 경영자들이 있다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세계 최대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 투쉬의 글로벌 CEO 제임스 퀴글리가 적용한 '임대주와 세입자' 이론은 아이폰이라는 플랫폼에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세입자를 끌어들인 아이폰 성공 신화에 그대로 적용된다. ☞관련기사 : "플랫폼 사업 뛰어들려면 애플에 주목하라"

'임대주(기업)'가 돼서 되도록 많은 '세입자(고객 및 조직원)'를 끌어들이면 성공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충고하는 퀴글리. 다소 막연하게 들리는 충고지만 증거는 명료하면서도 구체적이다. 특히 '거래의 판'을 깔아주는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자라면 퀴글리가 제시한 다양한 증거들 가운데 '임대주-세입자 모델'의 대표적 성공사례인 애플과 아마존닷컴의 사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마니아들에게서 발견한 기회, 앱스토어의 공유 신화 = 2007년 출시되자마자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낸 혁신적 기기 아이폰. 그런데 차기 모델인 3G가 출시되기까지 하드웨어나 디자인에 큰 변화는 없었다. 잡스는 더 이상 '아이폰 열풍'에만 의존할 수 없었다. 2008년 7월, 잡스는 결국 온라인상의 가상판매 공간 '앱스토어'를 열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오픈 뒤 한 달 동안 매일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중반까지 25만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을 수 있는 초대형 시장으로 발전했다.

애플과 아마존닷컴은 '임대주'였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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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핵심은 소비자이자 개발자였던 전 세계 1000만 고객들이었다. 이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들에게 열린 공간에서 기발한 애플리케이션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모든 것을 위한 앱'이라는 애플의 약속 아래에서 이들은 자신과 애플 모두를 위해 열심히 활동했고,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열매는 이들에게도 섭섭하지 않게 돌아갔다. 에단 니콜라스라는 평범한 회사원이 대표적이다.


2009년 1월, 니콜라스는 '아이슛'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앱스토어에 등록했다. 첨단 무기로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다. 아이슛은 하루만에 17만 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그는 이 한 달 동안 무려 6만 달러를 벌었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수익의 70%를 개발자들에게 배분하고 나머지 30%를 가져갔다. 작은 수치로 보이지만,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애플은 2009년 12월 2억5000만 달러의 연간 수익을 기록했다. 애플이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6월까지 벌어들인 돈은 무려 10억 달러. 물론 개발자들과 나눠가졌다. 고객들에 대한 개방과 공유가 만들어낸 '윈(win)-윈' 전략이었다.


퀴글리는 "아직까지 애플에는 한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애플의 힘은 앱스토어를 넘어 아이패드를 타고 점점 더 확장되는 중이다. 퀴글리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업체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지 사뭇 기대된다"는 말로 애플의 아성을 설명한다.


100층짜리 건물을 지어 세입자를 구하는 건설시행사의 오프라인 사업경험이 IT기술로 대변되는 첨단 정보통신사업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세입자를 들이지 못하면 파산하는 부동산업자와 같은 처지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세입자의 사업성공을 도와주는 전략으로 윈- 윈 전략을 펼친다면 100층짜리 건물은 모두 세입자들로 넘쳐날 것이다. 그것이 플랫폼 사업자가 가져야 할 사업마인드다.


◆"출판사들, 직접 판매하시라"… '닷컴'의 파수꾼 아마존 = 별다른 광고도, 기자회견도, 팡파르도 없이 1995년 7월에 문을 연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도 같은 전략을 채용했다.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지금까지도 허물고 있는 이 회사는 2009년 245억 달러의 순매출을 기록한 '공룡서점'으로 성장했다.


애플과 아마존닷컴은 '임대주'였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회장



199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닷컴의 몰락'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던 이 회사의 성공 키워드는 전통적인 도서 공급망에서 빠져나와 출판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직접 책을 팔도록 한 데 있다고 퀴글리는 강조한다. 유통사업자에 끌려다니느라 정작 좋은 책을 만드는 데 소홀할 수 밖에 없던 출판사들에게 안정적이고 믿을만한 출판 유통 통로를 열어주고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건설한 것이다.


기존의 유통라인이 아니라 출판사들의 사업성공을 도와주는 플랫폼을 새로운 온라인 세계에 건설한 아마존닷컴은 이 전략을 바탕으로 출판업체들한테서 할인된 가격에 책을 사들여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냈고, 2009년 12월에는 아마존닷컴에서 팔린 전자책의 숫자가 미국에서 팔린 일반 종이책의 숫자를 넘어서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퀴글리는 "출판업체들이 가격을 할인해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세계 최대 서점인 아마존이 수십억 명에 이르는 예비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 "이라면서 "이렇듯 세계적인 접근성은 아마존닷컴을 가장 효율적인 도서 공급망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는 매우 단순한 '임대주'와 '세입자' 모델로, 아마존닷컴은 출판업체에게 누구도 줄 수 없는 혜택을 주기에 교섭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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