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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급한 불은 껐지만 각국 의회 동의 가시밭길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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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 21일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 및 포르투갈,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에 합의함으로써 유럽 재정위기의 급한 불은 껐다.그러나 유로존 국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U, 급한 불은 껐지만 각국 의회 동의 가시밭길 남아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을 막기위해 유럽중앙은행(ECB)와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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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존 정상들의 합의는 그동안 거론됐던 2차 구제금융 방안이 상당부분 반영됐다. 그리스 국채 만기연장, 금리인하,채권교환 등이 그것들이다. 그리고 독일이 요구해운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채권단 즉 은행 등의 자율참여도 이뤄졌다.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상당한 권한을 부여해 잠재적인 위기에 대응하도록 한 것도 눈에 돋보이는 점이다. 반면,프랑스가 강하게 요구한 은행에 대한 특별세금 부과는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누가 얼마만큼 유럽재정안정기금에 대한 재원을 부담하느냐가 핵심적인 관건이다. 더구나 이 재원 조달 방안은 각국의 의회에서 동의를 모두 얻어내야만 하기 때문에 그동안 그리스 지원을 반대해온 독일과 네델란드, 핀란드 등에서의 논란이 예상된다.

 가장 많은 부담을 지게 되어 있는 독일에서는 야당인 사민당과 녹색당이 지원을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핀란드는 최근 새로 구성된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참핀란드인당' (True Fins)이 그리스 지원을 명확하게 거부하고 있다.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장애물은 여전히 남아있다.


 무엇보다도 시장의 평가가 주목된다. 일단 시장에서는 그리스 사태가 다른 국가로 더 이상 확산되고 유로화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날 열린 주식시장에서 미국의 다우지수는 1.2%, 독일의 DAX지수는 0.95%, 프랑스의 CAC는 1.66% 각각 상승했다. 또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2% 상승하여 1유로에 1.44달러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국채가격은 급락하여 독일의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2.88% 상승했다. 다른 말로 해서 유로화가 안정되는 반면 각 국가별 위험도는 오히려 커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전문사이트인 zerohedge의 베른스타인 경제분석가는 "그리스 지원 보증에 대한 노출 증가 때문에 위험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최악의 경우 유럽재정안정기금의 규모는 1조4500억 유로까지 확대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독일의 부담액은 연간 GDP의 32%인 7900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유럽재정안정기금의 구체적인 조달액수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을 포함하는 경우에는 약 70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로의 액수로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한 위험도를 줄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럽재정안정기금을 지난 2008년 미국이 은행에 제공했던 TARP와 비교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은행에 대한 무제한적인 보증과 부실채권을 무한정 매입함으로써 부실자산을 정리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 정치적인 과정이 훨씬 복잡하고 또한 자금을 직접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제2 채권시장에 개입함으로서 부실채권 가격을 통제하고 공동자금 형태로 운용한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왜곡될 요소들이 많아 성공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하나의 문제는 공동채권(COMMON BOND)형태로 발행되는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신용등급의 문제이다. 이미 무디스에서는 이미 국채 신용등급이 하향된 아일랜드,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발행하는 채권을 포함하는 기금이 최상위등급을 받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성격과 운용방법을 완전히 혁신하지 않는 한 시장이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조처의 유효시한이 "길면 6개월 짧으면 3개월"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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