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박근혜 대세론'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차기 대선이 1년 5개월 가량 남았지만 차기 지지율은 독보적이다. 현 정부 들어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반면 여야 나머지 주자들의 지지율은 10% 안팎에서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차기 대권경쟁을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에 비유해도 무리가 없다.
과연 박 전 대표는 차기 대권을 거머쥘까?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먼저 낙관론이다. 30%대를 유지하며 최대 40%를 넘어섰던 지지율이 상징적이다. 대세론이 확산되면 당내 경선이라는 예산에서 힘을 소비하지 않아 본선에 집중할 수 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1위팀이 코리안시리즈에 직행, 우승컵을 거머쥐는 사례와 마찬가지다. 당 안팎을 둘러봐도 박 전 대표를 능가할 제3후보의 출현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이는 과거 97년 대선 당시 이인제 후보의 독자출마에 따른 야권의 어부지리는 더 이상 없다는 것. 검증문제가 고비라는 지적도 있지만 과거 당내 경선에서 충분히 해명한 만큼 새로울 게 없다는 평가다. 수첩공주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콘텐츠 논란 역시 최근 복지담론을 주도할 정도로 내공이 깊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정치권의 오락가락 행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는 소중한 자산이다.
다음은 비관론이다. 박근혜 대세론 역시 과거 이회창 대세론처럼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 친박 진영의 내부의 수직적 문화와 폐쇄적인 소통구조로는 위기와 변화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는 혹평도 나오다. 표의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것도 딜레마다. 수도권 민심은 각종 선거에서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박 전 대표의 수도권 지지율은 전국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과거사 문제와 콘텐츠 논란 역시 여전히 박 전 대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아울러 차기 대선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출현할 가능성이 커진 것은 물론 내년 총선 전망이 불투명한 것도 불안 요인이다. 이 경우 대선으로 가는 길은 엄청난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는 이제 막 동화책의 첫 페이지를 열었다. 박 전 대표는 젊은 시절을 보냈던 청와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역대 대선에서 대세론이 유지된 적은 거의 없지만 87년 이후 정권교체 주기는 최소 10년(노태우·김영삼 vs 김대중·노무현)이었다. 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점은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생을 정권재창출이 아닌 정권교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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