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여건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한국 국채(5년물)에 대한 CDS 프리미엄이 지난달 27일 108bp까지 치솟았다고 14일 밝혔다.
국가신용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말 현재 101bp까지 하락한 상태이지만, 여전히 전월(97bp) 대비 0.04%포인트 높아진 상태다.
단기차입 가산금리도 21.3bp에서 지난달 27일 35.9bp로 급격히 치솟았다 지난달 말에서야 25.8bp로 내려선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리스 의회의 긴축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며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기도 했으나, 29일 긴축안이 승인된 직후 안정세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국내은행들도 남유럽 상황이 악화될 가능서에 대비해 만기도래액 이상의 외화자금을 끌어오면서 단기 및 중장기차입 차환율이 각각 107.4%, 110.4%로 상승했다. 이는 전월(94.9%, 52.4%) 대비 각각 12.5%포인트, 58%포인트씩 증가한 수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황이 안 좋아지고 남유럽 위기설이 부각되면서 국내은행들이 관리 차원에서 차입을 늘렸다"며 "일반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과거에도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며 국내은행이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 차원에서 차입을 확대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단 국내은행의 외환건전성 비율은 지도비율을 모두 상회하는 등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유동성비율은 100.3%로 지도비율(85%)을 15.3%포인트 상회했고, 7일갭 비율 역시 1.3%로 기준(-3%)을 4.3%포인트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당국은 향후 남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돼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국내은행의 외화차입여건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스트레스상황을 가정한 외화현금흐름분석을 실시하는 등 국내은행의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 중장기 차입 확대, 차입선 다변화 및 고(高)유동성 외화안전자산 확충을 유도하는 등 대응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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