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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슈퍼 죽으란 말인가요"…반경 1km내 편의점만 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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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오주연 기자]“반경 1㎞ 내에 편의점만 9개가 있다. 편의점들이 너도나도 '원 플러스 원' 행사를 하는데 우리 같은 개인 슈퍼들은 대기업의 할인 정책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구멍가게는 다 죽으란 소리다.”


원효동에서 개인 마트를 운영하는 서모(44)씨는 “편의점들이 마구잡이로 할인행사를 펼치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며 “결국 얼마 못 가 개인 슈퍼마켓들은 문을 닫고 말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편의점들이 경쟁적으로 할인행사 및 상품 증정행사를 펼치면서 개인 슈퍼마켓이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사실상 영세 상인들의 골목 상권을 위협하는 최대 '적'은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아니라 편의점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편의점, 대형마트와 다를 게 없다=지난달 GS25는 2500원짜리 통새우야채볶음밥을 사면 850원짜리 립톤 아이스티나 1000원짜리 내 몸에 흐를 류를 제공했다. 세븐일레븐은 신라면, 삼양라면을 기존 730원에서 600원에 판매하고 진로 참이슬, 참이슬 후레쉬, 롯데 처음처럼도 1450원에서 1100원으로 내렸다. 미니스톱 역시 새우탕큰사발, 튀김우동큰사발, 육개장큰사발, 김치큰사발 구매 시 써니텐 포도캔(700원)을 증정하고 있다.

편의점 할인행사는 33~50%의 가격 인하 효과를 내기 때문에 해당품목은 대형마트와 비슷한 가격대에서 팔리고 있다. 영세 상인들에게는 1만8300개(5월 말 기준 전국 편의점 수)의 대형마트가 있는 것과 다름이 없는 셈이다.


편의점들이 이처럼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할인 행사의 비용 대부분을 제조업체들이 부담하기 때문이다. 과자와 빙과류 등을 편의점에 납품하고 있는 제조업체의 한 영업사원은 “원 플러스 원 행사의 경우 납품가를 조금 인상하는 대신 끼워주는 제품을 공짜로 제공한다”면서 “편의점 입장에서는 마진율이 조금 줄어드는 대신 매출이 늘기 때문에 할인행사로 오히려 이득을 보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니스톱 관계자는 “제조업체는 신제품이 나왔을 때 홍보를 위해 편의점 측에 할인행사를 제안하고, 판촉비 형태로 편의점에 일정 자금을 지원해 준다”면서 “대형마트에서 시식행사하는 제품을 편의점에서 원 플러스 원 형태로 판매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이 운영하는 슈퍼의 경우 마진율을 줄여가며 '제 살 깎기' 식 할인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 애초부터 편의점과 상대가 되지 않는 것.


남영역 인근에서 조운마트를 운영하는 한모(49)씨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말이 이 상황에 딱 어울린다”면서 “편의점도 SSM처럼 입점 제한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장님, 간판 바꾸시죠”=편의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슈퍼마켓 자영업주에게 협박에 가까운 업종 전환 회유도 이어지고 있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최근 편의점 운영업체로부터 업종 전환을 권유받았다. 김씨는 “한 편의점 업체가 '개인 마트를 운영하기 힘드실 텐데 편의점으로 바꾸는 게 어떻냐'고 가맹점 등록을 제안했다”면서 “말씨는 부드러웠지만 거의 협박 수준의 제안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가 편의점 전환을 꺼려하자 편의점 업체 측에서 “사장님이 편의점으로 바꾸시지 않으면 우리가 이 옆에 가맹점을 입점시킬 텐데 괜찮겠느냐”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것.


편의점은 리모델링 비용과 매장 운영비 등 초기 자본으로 목돈이 들어간다. 김씨에게는 이 비용이 부담일 수밖에 없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편의점 전환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 편의점 업체가 자기네 가맹점으로 바꿀 것을 제안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자신들도 인근에 편의점을 내겠다고 협박한 것. 김씨는 이 제안을 거절했고 결국 다른 편의점이 맞은편 골목에 입점했다.


김씨는 “편의점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서로 점포 수를 늘리지 못해 안달이 났다”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대기업들의 땅따먹기에 영세 상인만 죽어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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