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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 알파걸 약진의 한계

시계아이콘01분 40초 소요

'여성 상위 시대.' '알파걸이 사회를 주름잡는다.'


[충무로에서] 알파걸 약진의 한계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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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여성의 취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다. 특히 사법시험이나 행정시험 결과가 나오면 여성의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는 소식에서부터 최상위권 합격자에 여성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실제로 강의실에서 경영학 과목을 듣는 여학생의 비율만 봐도 여성의 활약상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똑똑한 딸을 둔 친구들에게 '취업 걱정이 없겠다'는 얘기를 하곤 했다. 그런데 답을 하는 친구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결국 대기업에 취업하는 수를 보면 남학생이 훨씬 유리하다는 이야기였다.

엄마들의 엄살인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여성 상위 시대'라는 말은 단지 부분적으로만 사실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전체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는데 여성 노동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한 피해 또한 여성에게 더욱 가중되었다는 것이다. 주요 내용만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남녀 간 성별에 따른 임금 차이는 2005년 기준 여성이 남성의 61%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성차별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69%)보다 낮았으며 OECD 평균(81%)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2009년 기준 남녀 평균 임금을 비교하면 남성 269만1000원, 여성 158만8000원으로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59% 수준이다. 여성의 임금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여성이 소속된 사업체의 규모가 남성에 비해 작기 때문이며 또 하나는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노동시장 양극화에 따라 기업의 규모별 격차가 심화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격차도 심화되었는데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더 크게 나빠졌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외환위기 이후 대졸 여성의 고용률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여성의 90% 이상이 30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고, 70% 이상이 30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에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자영업 종사자들이 크게 줄었는데 여성이 더욱 급격하게 줄었다. 자영업을 포기하고 비정규직 및 단순근로직 등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여성 고용의 양적 확대는 다소 증가했으나 질적 수준은 더욱 나빠졌다.


셋째, 여성 노동시장의 가장 큰 특징인 M자형 구조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양육 후 일자리는 여전히 비정규직, 단순노동에 국한되었다. M자형 구조란 여성이 취업한 후 결혼 및 양육으로 노동시장을 떠났다가 다시 노동시장에 편입되는 양상을 일컫는 용어다. 여성이 노동시장을 떠나는 연령대는 1997년 27~29세에서 1998~2005년 30~32세, 2006년 이후에는 33~35세로 점차 늦어지고 있다. 만혼 현상 및 출산 연기 등에 따라 여성의 최저점 연령대가 늦어진 것이다. 일과 가정을 양립한다는 것은 '이상'에 불과할 뿐 현실과의 괴리는 여전한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여성의 약진은 어디에서 나타나는가. 여성 상위 시대가 완전 착시는 아니다. 여성은 '시험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는 분야', 즉 사법시험이나 공무원시험 등 전문직에서는 실제로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300인 이상 대기업에 취업하기는 매우 어려웠으며 정규직을 얻기도 더욱 어려웠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성실성' '능력' 등에서는 차이가 없거나 더 뛰어나지만 '충성심' '리더십'에서 점수를 잃는다고 한다. '충성심' '리더십'에서 점수를 잃는 이유는 여성인력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출산 및 육아 문제로 회사를 떠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과 가정, 결국 여성에게는 여전히 선택의 문제인가.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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