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소수의, 소수를 위한, 소수에 의한 자동차'
한정판 자동차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 붙었다.
과거와 달리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문화가 호황기와 맞물려 성숙 가도를 달리면서 새롭게 정착한 하나의 트렌드로 풀이된다.
일정 연령과 지위 층을 타깃으로, 제한된 수량을 생산·판매하는 한정판은 '독특하면서 톡톡 튀는' 성향을 가진 한국인의 구매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판 중인 한정판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프라다와 벨로스터를 비롯해 쉐보레 스파크 트랜스포머 스페셜 에디션(한국GM), 320d 이피션트다이내믹스 에디션(BMW코리아), 뉴 컴패스·올 뉴 그랜드 체로키·랭글러 70주년 스페셜 에디션(크라이슬러코리아) 등이다.
국산차 중에는 현대차와 한국GM이 서로 다른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정판을 선보였다. 1200대만 생산하는 제네시스 프라다는 세계적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함께 고품격 프리미엄 세단을 개발해 '럭셔리'를 극대화했다.
출시 전부터 '요괴차'로 유명세를 탄 벨로스터는 매년 1만8000대만 생산, 젊은 세대에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GM이 영화 트랜스포머3 개봉 시점에 맞춰 자사 최고 인기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옛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1000대만 한정으로 판매 중이다.
국내에 한정판 자동차 바람이 불어 닥친 것은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후다. 당시 의전용으로 쓰인 차량에 G20 엠블럼을 부착해 일반인에 내놨더니 순식간에 '완판'되면서 이슈화하기 시작한 것. G20 참가국 영부인이 이용했던 1억원 후반대의 플래그십 세단 BMW 7시리즈와 아우디 뉴 A8은 각각 34명의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이후 한정판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대차 제네시스 프라다 계약 대수는 300대를 향해 달리는 중이며 지난 달 출고 대수는 100대를 넘었다. 출시 초반 생산 차질을 빚었던 벨로스터는 4700여대가 인도됐고 현재 계약은 6000대에 이른다.
쉐보레 스파크 트랜스포머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인 한국GM 관계자는 "쉐보레 스파크는 (한국GM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라면서 "스파크와 트랜스포머에 대한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진출 수입차 브랜드가 줄줄이 선보이는 한정판 모델 역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공식 출시 이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사전 계약을 통해 완판 되는 사례가 빈번하며 한정판 출시 차량에 대한 검토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뒤 반응이 좋았던 'BMW 7시리즈 코리안 아트 에디션'을 특별 주문 방식으로 출시할 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량은 기존 7시리즈에 서울시 무형문화재인 손대현 장인이 직접 제작한 나전칠기 장식이 부착돼 7시리즈 특유의 웅장함과 함께 현대적으로 해석된 한국 전통의 우아함이 특징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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