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미국 및 영국 등지서 삼성 직접 거론하며 공세적 광고 전개..'싸움닭' 변신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LG전자가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직접 거론한 3D TV와 스마트폰 광고를 미국과 영국 등에서 게재해 광고판 '싸움닭'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직접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으면서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체면을 버린 행태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30일 LG전자는 글로벌 3DTV 시장에서 치열한 품질 논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2D TV나 만드세요(HEY SONY & SAMSUNG BETTER STICK TO 2D)'라는 문구를 주제로 한 비교광고를 미국 주요 신문에 게재할 예정이다. 소니가 포함된 것은 삼성전자와 똑 같은 방식인 셔터글라스 방식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이 같은 직설화법을 동원한 광고는 최근 회사측이 '시네마 3D TV' 미국 출시 당시 실시한 삼성과 소니제품과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LG전자 제품이 80%라는 압도적으로 우세를 거둔데다 최근 컨슈머리포트에서 LG 3DTV가 최고 제품으로 선정된 데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공격적 광고는 영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옵티머스 블랙과 삼성, 애플, 소니 등의 스마트폰이 자동차 레이스를 벌이는 형식을 차용한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등에 올려 1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 광고에서 옵티머스 블랙은 '삼손(samson)', '와플(waffle)', '소닉스(sonics)' 스마트폰과 레이싱을 펼치지만 시청자들은 누구나 이들 제품이 삼성, 애플, 소니라는 것을 연상할 수 있다.
특히 이 광고에서 옵티머스 블랙은 당연히 레이싱 1위를 차지했고 애플이 2위, 그리고 삼성은 3위를 차지해 삼성에 대한 경계심리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광고에서 경쟁사, 특히 우리나라 회사를 직접 거론해서 카피를 쓴다는 것에 조심스러운 점이 있었다"면서 "어디까지나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광고일 뿐 경쟁사를 악의적으로 비방하거나 폄훼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미국 시장에서 삼성3DTV가 5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며 LG전자의 광고에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입장이다.
한편 재계 관계자는 "지난 5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독한 LG'에 이어 임직원들에게 '싸움닭'이 될 것을 주문한 것도 LG의 공격적 광고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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