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우리금융지주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을 하루 앞둔 가운데 입찰 참여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사모투자펀드(PEF)가 참여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나금융의 막판 행보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국회 법사위 등에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지주사를 다른 금융지주사가 인수할 때 최소 확보 지분을 5년간 95%에서 50%로 낮추는 시행령 개정안으로 여야 의원 설득에 나섰다.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우리금융 입찰에 금융지주사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김 위원장이 기대하고 있는 유효경쟁이 사실상 물건너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금융권에서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보고펀드와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등이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지난해 정부가 우리금융 매각을 추진할 때도 LOI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공적자금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사모펀드를 포함해 실제 LOI를 제출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금융권에서는 사모펀드들이 LOI 제출 의사를 보인데 대해 국내 금융지주사 한 곳이 참여할 경우를 상정, 향후 컨소시엄 구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최소 입찰 참여 기준이 우리금융 지분 30%로 정해진 만큼 사모펀드 단독으로 입찰에 나서기는 힘들다"며 "금융당국이 유효경쟁을 위해 금융지주사 한 곳을 끌어들일 것이라는 기대 속에 향후 연합을 목적으로 LOI 제출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하나금융의 입찰 참여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난해 우리금융 인수합병(M&A)을 추진했었고,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5조원 정도의 실탄도 마련해 놓은 상태다. 금융지주사가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지분율 95%를 규정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이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구로자율시장에서 열린 미소금융중앙재단 업무 협약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 인수계약 연장 여부에 대해) 두고 보자"며 "우리(하나금융)가 우리금융 입찰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외환은행 인수 계약이) 파기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막판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계속하면서 무산에 대비해 우리금융 입찰에도 나서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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