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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마켓씨의 변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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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가치투자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은 증시를 '미스터 마켓(Mr. Market)'이라 불렀다. 어떤 날은 전날보다 비싼 값에 팔겟다고 하고, 어떤 날은 전날보다 싸게 팔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어떤 날은 매매에 무관심하기도 한다. 미스터 마켓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조울증 걸린 환자같은 변덕쟁이다.


1930년대 대공황 후유증으로 불안했던 미국 증시는 그레이엄의 눈에 분명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이같은 미스터 마켓의 속성이 현명한 투자자에게 '대박'을 안겨주었다. 투자자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좋은 주식을 싸게 팔 때가 가치투자자가들에겐 최고의 매수기회가 됐고, 주식을 사지 못해 안달이 났을 때는 고가에 주식을 처분할 타이밍이 됐다. 그레이엄을 비롯해 워런 버핏, 피터 린치 등 가치투자의 대가들이 이같은 마켓씨의 변덕을 활용, 짭짤한 재미를 봤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대로 2차 양적완화(QE2)의 6월 종료를 선언했다. 경기부양 기조는 이어가겠다고 했다. 만기가 도래한 모기지증권(MBS) 수익을 계속 채권 매입에 재투자하고, 연방기금금리도 0~0.25%로 동결했다.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무난한 발표였다.


그런데 시장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투자자들은 올해와 내년 경기 전망을 하향 조정한데 주목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지난 4월 3.1~3.3%에서 2.7~2.9%로 내년 성장 전망치도 3.5~4.2%에서 3.3~3.7%로 하향 조정했다.

전날 경기부양 기조 지속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랐던 증시는 일제히 떨어졌다. 3대 지수가 약속이나 한 듯 0.6%대 하락률을 장을 마쳤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의 경기 둔화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더블딥'은 기우라는 메시지다.


미국 경기둔화는 QE2 종료 후에도 시장의 유동성을 거두지 않게 만드는 근거다. QE3니, QE2.5니 하는 얘기들이 나오는 것도 아직 경기회복이 제대로 안됐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FOMC를 전후한 21일(이하 미국 현지시간)과 22일 변한 것은 없다. 있다면 시장의 예상이 확인됐다는 정도다. 변한 것은 마켓씨의 기분이다.


미국에서 하루만에 돌변한 마켓씨가 태평양을 건너며 어떻게 변했을지 예측하는 것은 힘들다. 변덕쟁이 마켓씨의 하루 기분을 맞추는 것보다 프리어닝 시즌을 대비하는 게 현실적일 수 있는 시점이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실적을 따라가게 돼 있다. 실적 모멘텀은 역시 기존 주도주(자동차, 화학, 에너지)가 가장 주목을 받는다. 하나대투증권은 어닝 모멘텀을 보면 자동차와 화학섹터가 다른 섹터에 비해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조정으로 주춤할 때가 매수기회란 조언이다.


대우증권은 생각을 달리했다. 요즘 내수업종의 이익전망치가 개선되는데 주목했다. 6월 들어 보험과 건설, 음식료, 유통 등의 올해 당기순이익 비중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매매의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높이 샀다.


이날 새벽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80.34포인트(0.66%) 내린 1만2109.67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8.38포인트(0.65%) 하락한 1287.14, 나스닥 지수는 18.07포인트(0.67%) 떨어진 2669.19를 기록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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