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난 3월11일 일본 대지진으로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일본과 뉴질랜드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부동산 개발업체 미쓰비시부동산과 건설업체 시미즈 등은 내진 관련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아시아 인근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내진 관련 업체들은 또 건물 안전을 강화해야 하는 중국 등 해외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진동흡수장치인 유체댐퍼를 생산하는 테일러 디바이시스의 더글라스 테일러 사장은 "5월31일 기준 중국, 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서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65% 늘었다"면서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2012년 말까지 생산량을 두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진 관련 시장의 성장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면서 “많은 국가들이 대규모 지진 예측에 실패하면서 내진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생각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오타니 요지 건설 전문 애널리스트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부 국가에서는 건축법을 강화해야 할 것"이면서 "이에 따라 내진기술 관련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진관련 업체들은 특히 건설붐이 불고 있는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에는 면진시스템을 갖춘 건물이 약 2500개인데 반해 중국은 1000~1500개 정도에 그친다.
해마다 규모 6.8 이상의 지진이 평균 두 번 발생할 만큼 지진이 잦은 일본은 건축법이 전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국가로, 1950년 건축법을 처음 도입한 이후 법을 세차례 강화했다.
그러나 도쿄 인근에서 향후 10년 내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면서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일본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도쿄 인근에서는 평균 118.8년마다 규모 8.6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1854년이 가장 최근 지진이 발생한 해다. 주기대로라면 머지않아 도쿄 인근에 대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지난 3월11일 대지진으로 도쿄 인근에서 10년 내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두 배로 늘어났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쓰비시부동산은 도쿄 마루노우치 상업지구의 안전성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미쓰비시부동산의 스기야마 히로타카 사장은 “도쿄 인근 지역에는 별도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마루노우치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내진기능을 강화하려는 인프라 수요도 급증했다.
도로와 댐 건설, 토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니토크건설은 철도업체와 전력업체 등으로부터 상당한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오쿠미야 야스노부 니토크건설 이사는 “대지진 이후 높은 수준의 안전조치가 요구되면서 철도, 항구, 원자로 등 인프라와 관련한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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