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파71에 전장이 무려 7574야드, 여기에 깊은 러프까지.
'메이저 중의 메이저' US오픈(총상금 750만 달러)의 화두는 단연 '난코스와의 전쟁'이다. 오늘 밤(한국시간) 111번째 대회가 대장정에 돌입하는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골프장 역시 미국골프협회(USGA)가 캐치프레이즈로 내 건 '아주 어려우면서도(tough) 공정한(fair) 코스'에 호응해 최대한 어렵게 세팅됐다.
이 대회는 최근 10년간 두 자리 수 언더파스코어 우승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데서 그 난이도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언더파가 여섯 차례 나왔지만 2008년 짐 퓨릭의 올림피아필즈 우승(8언더파)을 제외하면 모두 5언더파 이내였다. 이븐파와 오버파 우승도 각각 두 차례다. 2006년 제프 오길비(윙드 풋)와 2007년 앙헬 카브레라(오크몬트)는 무려 5오버파로도 우승했다.
이번 대회 콘셉트도 비슷한 맥락이다. 일단 전장이 길어 장타를 치지 않고서는 우승 경쟁이 불가능하다. 파3은 최고 233야드, 파4는 500야드에 육박한다. 파5의 9번홀은 636야드다. 후반 9개 홀은 더욱이 파35에 전장이 3872야드다. 우승컵의 향방이 결정되는 마지막 18번홀은 523야드의 가장 긴 파4홀로 '2온' 조차 쉽지 않다.
물론 장타만이 능사는 아니다. '개미허리'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발목까지 잠기는 깊은 러프가 도사리고 있다. 정교함이 없다면 그린까지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코스 곳곳에는 또 96개의 벙커와 5개의 대형 워터해저드가 '덫'으로 포진했다.
그린도 만만치 않다. 굴곡이 심한데다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 못지않은 '유리판 그린'이다. 골프장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그린 빠르기를 14.5피트로 조정했다"고 했다. 마스터스 당시(12~12.5피트) 보다도 더 빠르다.
티 샷을 멀리, 그것도 페어웨이에 정확하게 안착시키지 못하면 버디는커녕 파를 지키기도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잠시만 방심하면 순식간에 더블보기 이상의 '치명타'를 얻어맞을 수 있는 코스다. 마지막 변수는 날씨다. 무더위에 높은 습도가 선수들을 지치게 만들고, 여기에 폭풍우까지 더해지면 그 누구도 우승자를 점칠 수 없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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