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긋지긋했던 5월이 끝나면 뉴욕증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까.
경제지표를 감안하면 극적인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음주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ISM 제조업 지수, 노동부 고용지표, 자동차 판매 등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표는 일본 지진에 따른 충격을 확인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주 후반 투자자들은 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기세는 약했다. 거래량도 적었고 오름폭도 크지 않았다.
지표 부진을 무시하는 투자심리가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한 주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메모리얼 데이를 맞이해 월요일 휴장 후 거래를 시작한다.
지난주 다우와 S&P500지수는 4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각각 0.56%, 0.16%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도 0.23% 하락해 2주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나스닥 지수 주봉은 양봉이었다. 뉴욕증시가 약세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 한주동안 되레 8.15% 동반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올해도 팔고 떠나라는 5월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 했다. 다우지수는 6개월 만에 첫 약세장을 만들어내며 이달 들어 2.88% 하락했다. 지난해 7.92% 하락에 비하면 양호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지난해 6월 다우 지수는 3.58% 추가 하락했다.
◆ 기대감 조절 필요
지표 부진이 이어지면서 월가에서는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경기 둔화보다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RDM 파이낸셜의 마이클 셀던 수석 투자전략가는 "가장 길었던 성장 시기가 지나갔다"며 "투자자들은 향후 기대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S&P500 올해 전망치를 기존 1500에서 1450으로 낮췄다. 올해 기업 이익전망치를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를 소폭 하향조정했다.
다만 월가가 대부분 추가적으로 5~8% 상승을 예상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골드만삭스의 전망치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씨티그룹은 올해 이익전망치를 소폭 상향조정했지만 S&P500 연말 전망치는 1400으로 유지하고 있다. UBS도 올해와 내년 기업 이익 전망치를 상향조정했지만 S&P500 전망치는 1425로 유지했다.
조나단 골럽 수석 투자전략가는 "기업 이익은 계속 증가하겠지만 투자자들은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을 가지면서 완전한 신뢰를 보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또 다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됐다.
랜드콜트 트레이딩의 토드 소헨버거 이사는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뭔가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악재가 오히려 호재로 인식되면서 지난주 후반 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시는 올랐다는 것이다.
◆ 제조업 둔화, 고용도 부진할듯
월초인만큼 중요 경제지표들이 쏟아지는 한 주다. 하지만 부진이 예상된다. 일본 지진 피해가 반영되고 미시시피강 홍수 등 역내에서도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최대 변수는 주 후반 공개될 5월 노동부 고용보고서다. 블룸버그 예상치에 따르면 5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규모는 18만5000개를 기록해 4월 24만4000개에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둔화 우려, 상품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기업 고용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5월 일자리 증가 규모가 15만개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내달 1일 공급관리자협회(ISM)가 공개하는 5월 ISM 제조업 지수도 4월 60.4에서 57.6으로 하락해 제조업 경기 둔화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3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5월 시카고 구매관리지수(PMI), 5월 소비자신뢰지수(이상 31일) 5월 자동차 판매, 4월 건설지출(이상 1일) 4월 공장주문,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이상 2일) 5월 ISM 서비스업 지수(3일) 등이 공개된다.
어닝시즌은 사실상 종료된 상황이다. 지금까지 S&P500 지수 중 490개 기업이 실적을 공개했다.
팩트셋 리서치에 따르면 이익 전망치를 웃돈 기업 비율이 73%, 매출 전망치를 웃돈 기업 비율이 68%다. 다만 2분기 전망치를 긍정적으로 제시한 기업은 33개에 불과해 부정적으로 전망한 기업 개수 59개보다 적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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