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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검' 칼날에 신음하는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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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공정위·검찰 조사에 벼랑끝 몰려...'반기업 정서' 확대 우려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국세청이 파헤치고, 공정위가 들쑤시고, 검찰이 털고…


재계가 전방위적으로 사정 당국의 칼끝에 선 형국이다. 사정 당국의 서슬 퍼런 칼날이 또 어디로 향할지 가늠마저 안되는 실정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 '저승사자'가 들이닥칠지 몰라 숨이 턱턱 막힌다"고 토로한다.

'사업하기 좋은 나라'를 천명했던 MB의 '친기업(비즈니스 프렌들리)' 구호는 퇴색된지 오래다. 사정 당국은 '적법한 절차'를 강조하지만 재계는 너무 몰아치기로 가고 있다며 '반기업 정서'가 다시 고개를 내밀것을 우려한다.


물가 잡기 및 대중소 기업 상생 압박용, 정권 말기 레임덕 방지 군기 잡기, 중수부 폐지와 관련된 검찰 내부의 절박함 등이 복잡하게 뒤엉키면서 '만만한(?)' 재계만 신음하고 있다.

사정 당국의 칼날은 삼성ㆍ현대차 등 대기업부터 오리온ㆍ농심 등 중견기업, 교육(대교), 제화(탠디), 코스닥업체까지 전방위적으로 뻗쳤다. 삼성그룹은 지난 달 호텔신라삼성중공업이 국세청 조사를 받았다. 그룹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도 지난 3월 스마트폰 보조금에 대한 불공정 행위 여부에 대해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


현대차그룹도 핵심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이 지난 3월 42만명에 달하는 고객정보를 해킹당한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데 이어, 이 사건의 원인이 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탓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공정위 조사에 직면해 있다.


LG그룹은 방계기업인 범한판토스가 이달 초부터 국세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인 LG실트론과 LG유플러스도 올초와 지난달 각각 세무조사를 받았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요금 담합으로 공정위 조사까지 겹치면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최근 선물투자로 1000억원대 손실을 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구설에 오른 SK그룹은 공정위를 상대로 통신료(SK텔레콤)와 기름값(SK이노베이션), 가스값(SK가스)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그밖에 포스코와 한화, GS, 롯데 등의 계열사들이 잇달아 사정 당국의 압박을 받은데 이어 두산인프라코어는 국세청 세무조사를, 금호석유화학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곤욕을 치렀다.


중견기업들도 사정 당국의 피바람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 전임 대표의 개인 횡령 비리가 불거져 나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농심 등 식품 업계도 정부의 가격 인하 방침에 따른 공정위 조사를 받으면서 속앓이가 깊어만 간다.


기업을 향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대해 수사 당국은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놓지만 기업들의 생각은 다르다.


국체청의 대대적인 세무조사는 '세비 확보'라는 꼼수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고,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도 중수부 폐지론으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라는 관측이다. 공정위 조사에 대해서는 '가격 억제'를 위한 기업의 팔비틀기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기업이 어디겠느냐는 사정 당국의 시각이 대중소 기업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물가, 고금리의 위험 신호 속에서 그나마 수출 호조로 국가 경제를 떠받들던 기업들을 겨냥한 사정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국가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수출 기업의 한 임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기업들이 국내 상황에 발목이 잡혀 옴짝달싹 못하는 것은 결국은 국가 전체의 손해"라고 일침을 놨다.




이정일 기자 jay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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