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국내 골퍼들은 적어도 80% 이상이 내기를 즐긴다는 통계가 있다.
위해론도 만만치 않지만 골프에서의 내기는 사실 '약방의 감초'다.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동시에 기량 향상의 동기 부여도 된다. 내기골프를 위해서든 아니든 스코어를 줄이는 핵심은 단연 퍼팅이다. 1~ 2m 거리의 짧은 퍼팅은 특히 실패했을 때의 상실감이 아주 크다. 이번 주에는 그래서 재미교포 케빈 나(26ㆍ한국명 나상욱)에게 '숏 퍼팅의 왕도'를 배워보자.
케빈 나는 올 시즌 평균 퍼팅 수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공동 7위(1.722개)를 기록할 정도로 '퍼팅의 달인'이다. 프린지에서도 홀을 향해 공격적인 퍼팅이 가능할 정도다. <사진>이 바로 비밀연습법이다. 케빈 나(사진 오른쪽)는 경기 전 연습그린에서 늘 티 4개를 정사각형으로 꽂아놓고 퍼터 헤드의 궤도를 익히면서 워밍업을 시작한다.
이 연습법은 단거리 퍼팅에서 퍼터 헤드가 볼에 직각으로 접근하는 습관을 들이는데 효과적이다. 아마추어골퍼들은 통상 먼 거리의 롱퍼팅이 홀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퍼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오버'다. 퍼팅은 어쩌다 한번 롱퍼팅이 들어갔다고 해서 잘하는 게 아니다. 장거리 퍼팅은 2퍼트 이내에서 막아주면 최상이다.
화두는 언제나 2m 이내의 짧은 퍼팅이다. 여기서는 타깃이 가까워 헤드업까지 유발된다. 어이없이 짧거나 방향이 틀어지는 미스 샷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런 실수는 또 그날의 라운드를 모두 망쳐버리는 악영향으로 이어진다. 숏 퍼팅을 잘해야 스코어를 지키는 동시에 돈도 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심리적으로도 압박감이 가중되는 숏 퍼팅을 위한 멘탈은 일단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OK(기브) 받은 퍼팅은 퍼터 뒷면으로 쳐도 쉽게 들어가듯이 그저 홀을 향해 방향만 맞춰 준다는 생각으로 볼을 '쭈욱~'밀어준다. 퍼터 헤드를 똑바로 뒤로 뺐다가 다시 앞으로 가져가는 동작, 생각이 많을수록 어려워진다.
후반 9개 홀에서 내기가 두 배로 커지면 숏 퍼팅에서 난조를 보이는 골퍼들이 늘어난다. 퍼팅(돈)이 주는 중압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1타가 얼마라는 계산은 접어두고 평상시처럼 '프리 샷 루틴'을 가져가는데 집중한다. 타깃에 맞춰 볼과 페이스를 정열하고, 그냥 때려준다는 이미지다. 그래도 긴장이 된다면 그립을 1인치 정도 내려잡는다.
실전에서는 홀 뒷벽을 바라보고 약간 강하게 임팩트 해야 한다. 홀 주위가 도톰하게 솟아올라 약하면 방향이 정확해도 볼이 좌우로 흘러내린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연습그린에서도 장거리 퍼팅보다는 1~ 1.5m 짜리 퍼팅(기브를 주지 않을 정도의 거리)을 집중적으로 연습해 두는 게 좋다. '땡그랑' 소리가 실전에서의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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