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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매물로는 대박이지만, 알고보니 폭탄
인수 대상 업체로 거론되면 급락···해명에 진땀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지선호 기자]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3조원대 대어로 꼽히는 하이닉스가 상장사 주가를 하락시키는 '폭탄'이 돼 나돌고 있다. 명확한 M&A 일정도 마련돼지 않은 상태지만 "OO기업 품으로 갈 것"이라는 루머가 재생산되면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예외없이 하락하고 회사측은 '아니다'고 해명하느라 적지않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한다는 루머로 주가 하락폭이 확대돼 지난 4일 한 달여 만에 40만원대로 떨어졌다. 실적 발표 이후 하락세로 전환한 주가는 하이닉스 인수 루머가 퍼지면서 장중 5%넘게 밀리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IR관계자는 "몇 달전부터 하이닉스와 관련한 루머가 돌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악성 루머가 퍼질때마다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뿐 아니라 SK, LG, 현대차 등도 인수 대상 기업으로 증권가 루머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주가가 흔들렸다. SK는 지난 3월 하이닉스 인수설에 휘말린 이후 회사 측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주가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었다. 단골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LG 역시 LG전자 구본준 부회장과 LG그룹의 조준호 사장이 직접 나서 오해를 풀었다.


인수주체로 떠오르는 기업의 공통점은 재계 순위 5위 안에 속하는 대기업이라는 점이다. 해당 기업의 인수의지와 상관없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만한 자금력을 갖춘 기업들이 여과없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하이닉스가 어지간한 대기업이 아니면 인수하기 힘든 규모의 매물이기 때문.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기 때문에 M&A시장에 큰 규모의 매물이 나오면 사실과 관계없이 인수주체로 자주 거론돼 왔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조원 수준으로 채권단이 지분의 15% 보유하고 있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단이 구주 전량 매각이 아닌 신주매각 방식을 병행하더라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쳐 인수대금은 3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이닉스 인수합병 루머로 관련 기업의 주가가 몸살을 앓는 이유로 그동안의 학습효과가 지목되기도 한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효성이 지난 2009년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매각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특혜 논란으로 무산된 후 재매각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며 "과거 하이닉스 인수주체로 거론된 기업들의 주가가 잇달아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경험적으로 '하이닉스 인수 = 주가하락'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의 매각 절차는 이달 말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할 경우 블록세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수주체, 매각 방식 등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효성 사태와 같은 경우만 아니라면 주인 찾기가 가능할 것"이라며 "만약 이번에도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채권단 지분이 대거 블록세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우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최근 기존의 구주매각 방식 이외에 희망기업이 일부 신주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달 하순께 매각공고를 내고 6월 중순쯤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임철영 기자 cylim@
지선호 기자 likemo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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