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소기업 400여개사를 대상으로 연구개발인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재 연구개발(R&D)인력이 부족하다'는 기업이 33.7%에 달했다고 2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지방기업의 35.0%, 수도권기업의 32.1%가 R&D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기계업종의 R&D인력 부족 현상이 41.9%로 가장 심각했고, 이어 철강(35.1%), 전자(33.9%), 화학(33.3%), 자동차부품(29.6%), 조선(29.2%), 반도체(29.0%) 순이었다.
기업들은 R&D인력 부족으로 경영상 애로를 호소하고 있었는데, 전체 응답기업의 24.1%가 '연구인력 부족으로 신제품 개발에 차질을 빚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R&D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한 기업들의 경우 이 비율이 54.0%에 달했다.
중소제조업체들은 현재 평균 12.1명의 R&D인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1년 내 신규 R&D인력 충원에 나서겠다'는 기업이 44.7%였다. 평균 채용예정인원은 3.0명으로 집계됐으며, 요구하는 학력수준은 학사가 77.1%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석사(27.8%), 박사(5.2%) 순이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수준과 중소기업·지방기업 기피 현상 때문에 채용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제조업체들이 R&D인력에게 지급하는 임금 수준을 물은 결과 가장 많은 기업들이 '대기업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69.5%)이라고 답했으며, '매우 낮은 수준'이란 응답도 10.8%에 달했다.
또 응답기업의 48.6%는 '단지 중소기업이란 이유만으로 인력채용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지방소재 기업의 39.9%는 '지방근무 기피현상 때문에 채용에 곤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R&D인력 부족과 채용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제조업체들은 '교육·훈련 등 입사 후 성장기회 제공'(33.9%), '채용 강화'(19.7%), '대학과의 산학협력 강화'(17.2%), '병역특례제도 활용'(5.7%), '대기업 수준의 임금지급'(4.9%)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R&D인력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기업이 'R&D인력 채용시 정부지원금 확대'(41.5%)를 꼽았고, 이어 '정부의 중소기업 근로환경개선 지원'(29.9%), '산학협력에 정부지원 강화'(12.8%), '고용정보인프라 강화'(11.9%) 등을 지적했다.
박종남 대한상의 상무는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핵심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R&D인력이 필수지만 구직자들이 중소기업과 지방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큰 문제"라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과 더불어 인력수급 지원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