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일본 정부는 지진과 원전사태에 따른 전력 공급 악화로 올 여름 전력사용제한령을 발동하기로 했다. 대부분 전력사용 제한으로 일본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고 점치지만 일부 기업들은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린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일본 전자업계가 전력공급 부족 사태를 기회로 삼아 다양한 그린기술 관련 제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전자업체 도시바는 지난해 정전사태가 빈번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비롯한 신흥국을 목표로 정전시 전원이 배터리로 자동 전환되는 TV 를 판매했으나 올해는 7월 부터 일본 국내에서 유사한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오수미 마사키 도시바 디지털제품판매 부문 사장은 “하루 몇 시간 정전사태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그 시간만큼 TV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잃게 되는 셈”이라면서 “현재 일본 국민들은 이와 같은 상품에 관심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바는 또 6월에 비상용 전력 배터리를 출시할 계획이다.
다른 일본 전자업체들도 전력사용 제한시에 쓸 수 있는 배터리 출시를 서두르겠다는 계획이다.
WSJ는 "배터리 판매는 도시바와 파나소닉 같은 대형전자업체 매출에서 낮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수요가 급증하면 배터리와 전력공급 체계를 특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제조업체인 GS유아사는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한 전력공급 장비를 기업 고객에 판매하기로 했다.
니시지마 츠노무 GS유아사 대변인은 “일본의 전력 인프라는 매우 탄탄해 잦은 정전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면서 “그러나 지진과 원전사태로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기업들은 좀 더 강한 전력공급 체계를 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GS유아사는 지진 이후에 새 체계를 고안했고 이는 수요증가에 따른 신속한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일본 대형 전자유통업체 빅카메라는 전국 35개 매장 중 30곳에 고객들을 위한 에너지절약 제품관련 상담 창구를 마련했다. 빅카메라에 따르면 지진이 일어난 3월 말 이후 친환경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판매는 전년대비 세배가 늘었다.
세븐일레븐 편의점 운영업체인 세븐일레븐재팬은 약 100억엔(약 1300억원)을 들여 6000개 매장에 에너지절약 조치를 취할 예정이고 세븐앤아이홀딩스는 매장내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태양열 집열판과 LED 조명을 설치한다.
디지털 카메라와 사무기기 제조사인 리코는 지난주 LED 조명 기기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코는 올 회계연도까지 LED조명 사업부문에서 100억엔의 매출을 올리고 2014회계연도까지 매출을 10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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