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삼부토건이 ABCP 모두 상환해야"…이르면 내달 초 돌입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동양건설산업이 끝내 법정관리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법원이 대표자 심문 및 현장 검증에 들어가지만 동양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할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탓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법원은 이날 동양건설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에 대한 첫 심문을 진행한다. 법원은 동양건설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내달 14일까지 최종 결정하게 된다. 동양건설의 법정관리 개시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르면 내달 초에 법정관리가 시작될 수도 있다.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LIG건설도 11일 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대주단은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4270억원 중 절반 가량인 210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매입한 개인투자자 약 3000명으로부터 삼부토건의 몫인 절반만 상환하고 나머지 동양건설 몫은 1년간 만기를 연장하는 동의서를 받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가 이 방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부토건이 동양건설 몫까지 모두 상환하라는 것이다. 당초 대주단도 삼부토건이 동양건설의 몫까지 연대보증을 서도록 요구해왔으나 삼부토건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개인투자자들과 삼부토건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을 경우 동양건설은 물론 삼부토건도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게 불가피하다.
헌인마을 PF 대주단은 현재 삼부토건과 법정관리 철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지만 동양건설과는 따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 대신 헌인마을 PF 대주단은 아니지만 동양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이 동양건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협상에 별다른 진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동양건설의 법정관리 철회를 위해 노력했지만 대안이 없어 철회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도 만료된 상황에서 은행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기촉법에 따라 채권단의 75%가 찬성하면 자율적 워크아웃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100% 찬성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ABCP 개인투자자들 중 한명이라도 반대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형국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ABCP 투자자들이 (이번 방안에) 동의를 안 해주면 방법이 없다"며 "동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고 하면 투자자들도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건설과 삼부토건이 모두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당장 삼부토건이 상환을 약속한 ABCP 투자금의 절반마저도 건지지 못하게 되므로 실익을 따져 판단할 것을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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