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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날린 농협, 돈은 '수백억원' 날렸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초

'전산마비' 수수료 손실만 50억...카드 피해도 100억대 추정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농협중앙회의 금융전산망 마비 상태가 지속되면서 금전적 손실이 지금까지 최소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업체로의 이미지 추락으로 인한 고객 감소 등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수조원에 달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각종 수수료 수입 50억원 손실=가장 직접적인 금전적 손실은 수수료 수입이다. 25일 농협에 따르면 전산망 복구 작업으로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고객들에게 면제해준 각종 수수료(창구송금, 통장재발행, 자기앞수표 발행, 인터넷ㆍ텔러뱅킹 등 온라인 금융)만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 12일 전산마비 사태가 발생한 후 이틀 뒤인 14일부터 하루 평균 5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면제해 줬다"며 "여기에 단위농협에서 면제해 준 수수료를 합하면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드기록 복원못하면 100억원 손실 가능성=또 사고 당일 오전 4시25분부터 오후 5시10분까지 12시간45분간 NH채움카드 고객이 농협 현금지급기(ATM)에서 현금을 인출해간 기록을 복원하지 못할 경우 손실처리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농협의 피해는 약 1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농협의 하루 평균 현금서비스 금액 163억원 가운데 61% 정도가 농협 ATM을 통해 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관 농협 전무는 지난 22일 중간브리핑을 통해 "카드거래 내역이 유실돼 이용대금의 청구 대상을 못찾는 금융거래에 대해선 농협이 금전적 손실을 감내하겠다"고 밝혔다.


▲결제연장으로 인한 이자손실 32억원=농협은 한달간 고객들의 카드 이용대금 1조2860억원(188만명)을 유예하면서 이자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통상 카드 이용대금은 고객들이 상품을 구입하고 나서 한달 뒤 결제되는 게 원칙인데 농협은 이번 사고로 기한을 한 달 연장해줬다.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의 운용을 통한 이자수익 등 기회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금융업체끼리 단기자금을 융통할 때 적용하는 콜금리(25일 현재 연 3.02%)를 적용할 경우 한 달에 약 32억 여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객이탈에 따른 손실은 계산조차 안돼=가장 큰 손실은 고객이탈이다. 최근 농협 고객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열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의 집단반발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인데 이로 인한 기업 신뢰 상실과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전산사고 이후 예금 잔고에 큰 영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경쟁 대상인 우체국 예금이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고객이탈이 우려되고 있다. 우체국 예금 잔액은 지난 3월 3조5837억원 증가했다. 월 증가액으로는 지난해 1월(3조7488억원)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초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등으로 예금이 전액 보장되는 우체국 예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농협의 전산장애로 우체국 예금에 대한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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