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지난 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이 마침내 1500달러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2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 강등, 채무불이행 우려 등이 달러화 약세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린 까닭이다. 연일 미국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순익 95% 달성이라는 실적을 발표했다. 중국 위안화와 호주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금 값 온스당 1500달러..2000달러 돌파는 언제?=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달러 약세로 금값이 마침내 온스당(약 28.35g) 1500달러 고지를 찍었다.
금값은 앞으로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고공비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00달러 돌파가 멀지 않았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 6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0.2%, 2.2달러 상승한 온스당 1495.1달러(약 162만원)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1500.5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1500달러를 넘어섰다. 금값은 지난 4주 동안 5%, 지난해의 경우 28% 뛰었다.
리스크평가업체 첵리스크의 닉 불먼 애널리스트는 이날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산 가치 하락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금을 찾는 투자자들이 갈수록 늘 것”이라면서 “금값은 연내 1625달러까지 치솟고 장기적으로는 2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은 것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 강등이다. S&P가 지난 18일 막대한 재정적자와 정부부채를 이유로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증했다.
등급전망 강등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은 더욱 부각됐다. ICE 달러지수는 75.078로, 전장보다 0.59% 빠졌다. ICE 달러지수는 유로, 엔, 파운드, 스위스프랑, 캐나다달러, 스위덴 크로나 등 미국 주요 6개 교역국의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다.
미국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도 금·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는 14조3000억달러인데 미국의 지난해 말 기준 정부 채무는 14조252억달러다. 한도를 높이지 않으면 국채발행을 더 할 수 없게 돼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갚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시카고 소재 킹스뷰 파이낸셜의 매튜 제만 애널리스트는 “재정위기,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통화가치 하락 없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1분기 순익 전년동기 대비 95% 증가=애플의 1분기 순익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태블릿의 폭발적 수요에 힘입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애플은 지난 20일 실적공시를 통해 2010회계연도 2분기 순익이 59억9000만 달러(주당 6.40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 30억7000만 달러(주당 3.33달러) 대비 9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83% 증가한 247억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 주당순이익 5.39달러, 매출 234억 달러를 모두 웃돈 것이다.
애플은 총 1870만대의 아이폰 판매고를 올려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 1630만대를 뛰어넘었다. 태블릿 아이패드의 판매고는 469만대로 나타나 예상치 610만대에 미치지 못했다.
마크 데모스 피프스·서드어셋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애플이 생산비용 상승과 매출총이익 저하가 우려되는 다음 3분기와 4분기”라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3분기 애플의 순익이 주당 5.25달러, 매출 238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주 달러ㆍ위안화 가치 최고치 경신=호주 달러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안에 1.10미국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이 나왔다.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가 풍부한 호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호주달러는 이날 외환시장에서 1.0714미국달러로 시작해, 장중 한때 1.0732달러에 거래됐다.
1983년 호주가 자율환율 변동제 도입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전날에도 호주달러는 장중 한때 1.0599달러까지 치솟아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호주 달러는 상반기 내 1.1미국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 회복으로 호주산 철광석, 석탄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주달러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어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토마서 에버릴 로치포드캐피털 이사는 "향후 2개월 내 호주달러가 1.1달러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웨인 스완 호주 재무부 장관도 "호주 달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2일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을 6.5156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1993년 환율제도 개편 이후 최저 기록으로 위안화 가치는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플레이션 억제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위안화 절상이 거론되면서 그 절상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인플레 상승 압력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환율 유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후샤오롄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도 지난 19일 "위안화 환율 유연성을 높여 수입물가 상승압력을 완화하겠다”고 말해 기준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과 함께 빠른 속도의 위안화 절상으로 인플레를 억제할 뜻을 드러냈다.
이의원 기자 2u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