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중국)=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기아자동차가 지난 2월부터 중국서 K5 생산을 시작한데 이어 국내에서 제작해 공급하던 엔진도 현지 생산키로 했다. 차체뿐 아니라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까지 아예 현지화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국내공장 노조의 반발이 우려된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최근 상하이모터쇼장(場)에서 기자와 만나 "중국시장용 K5의 엔진은 그동안 한국에서 공급했지만 앞으로는 전량 이곳(중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K5는 2.0세타Ⅱ 및 2.4세타Ⅱ 등 2가지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다.
기아차는 당초 중국에서 판매되는 K5에 대해 국내에서 가공한 뒤 현지 조립하는 반조립(CKD)을 추진했으나 국내 생산의 한계와 향후 물량 확대를 감안할 때 아예 중국에서 생산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엔진 생산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가급적 빨리 추진하겠다는 게 기아차의 입장이다.
K5의 중국 생산규모는 지난 2월 414대, 3월에 2135대에 달했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연간 3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특히 기아차는 K5 판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는 고급차 위주 판매를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K5는 기아차 중국 전략의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기아차는 중국 K5 생산과 관련해 현지 부품업체들에게 공급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내 생산 노조의 반발을 해결하는 게 과제다. 기아차 노조는 인기차종 K5의 해외 생산에 적극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 부회장도 노조 반발에 대해 다소 우려를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노조를 설득했냐'는 질문에 잠시 망설이더니 "논의를 통해 해결해나갈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특히 노조는 최근 들어 인력 재배치 및 신규 채용을 놓고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K5 엔진의 중국 생산이 노사 관계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아차는 K7급 이상의 프리미엄 차종에 대해서는 현지 생산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중국에 출시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를 위한 방안이다.
이 부회장은 "고급차는 중국으로 수출해 판매하는 전략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하이(중국)=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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