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농협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체크카드 거래 복구가 당초보다 늦어지고 있다.
농협은 15일 오전 4시30분부터 카드 거래를 정상화시켰다고 발표했으나 오전 9시30분 현재 신용카드를 통한 자동화기기(ATM) 입ㆍ출금이 원활하지 못해 고객민원이 곳곳에서 접수되고 있다.
농협이 신용카드 전산망 장애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하자 일부에서는 카드 거래내역이 사라져 이를 복구하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카드 거래 데이터베이스가 일부 훼손되는 바람에 이를 수작업으로 복구하고 있어 카드 사용과 관련된 전산 서비스가 늦어지고 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농협은 전체 553개 서버 가운데 먹통이 된 275개 중 마지막까지 복구가 안된 110개 서버에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거래 내역이 담겨 있어 복구가 늦어지고 있을 뿐 고객 거래내역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농협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고객은 각각 420만, 730만명으로 총 1100만명을 넘는다. 특히 이날은 카드사의 전월 사용분에 대한 청구(통상 1, 15, 25일 결제)가 이뤄지는 날로 카드 사용이 어느때보다 많은 날이어서 고객 불편이 커질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12일부터 이날까지 카드대금 결제일이 돌아온 고객이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복구가 지연된다면 단기 연체자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교직원 등의 급여일인 17일이 일요일이어서 금요일인 이날 급여가 들어온다는 점에서 카드결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큰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신민섭 농협 금융기획 상무는 "전산장애로 인한 카드연체와 수수료 등의 피해는 100% 보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고객이 피해를 입증하는 자료를 직접 만들어 제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도 있지만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도 많아 이를 입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검찰은 협력업체 직원 노트북을 확보해 내부자 소행과 외부 해커 침입, 단순한 사고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과 한국은행 등도 특별검사를 통해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