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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4200만원 적자..LH·SH '빚건설'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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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3월의 마지막 일요일인 27일 오후.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정창수 차관,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장관을 비롯해 국토부의 토지주택라인, LH 핵심부서 간부 등 100여 명이 LH 본사에 함께 모인 건 이때가 처음이다.


LH의 부채 규모는 125조4000억원으로 국가 부채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돈은 인구 1000만명이 사는 서울시의 5년 예산이다.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은 공기업은 나라살림에도, 국민들에게도 부담이다.

국토부와 LH는 이날 LH 경영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때론 정 장관의 고성이 들리기도 했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내달라는 주문이기도 했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질타이기도 했다.


부채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은 늘려 지어야하고 수도권 신도시 사업 등 발표한 개발 계획들도 속속 실현시켜 나가야한다.

여기에 정치가 개입되면 문제는 더 꼬인다. 사업을 하면 할수록 빚이 늘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부채를 줄여야하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이 바로 공기업의 숙명이기도 하다.


◇이자 눈덩이..사업장 늘어날수록 빚도 늘어=LH의 부채 중 이자를 물어야하는 빚이 90조7000억원이니 한달 이자만 3000억원이다. 사업 구조조정이 늦어질수록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LH의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은 택지지구 등 개발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부터다. LH는 전국 414곳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업비 규모만 425조원이다. 결국 국토부와 LH는 아직 착수하지 못한 사업장 중 중단이나 조정이 가능한 138곳을 조정하거나 정리하기로 하고 상반기 중 80곳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지난달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오산세교3지구와 아산탕정신도시 대부분 지역이 개발지역에서 해제됐다. 돈이 없어 보상이 쉽지 않은데다 주민들도 실익없이 지지부진한 신도시 개발에 목 빼고 기다릴 수 없다며 지구지정 취소를 요구했다.


국토부는 결국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결과 2기 신도시 중 오산세교 3지구 개발계획을 철회하고 탕정지구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현실 반영 못한 재정지원도 문제=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많게는 한 사업장에서 수조원의 부채 부담을 준다면 임대주택은 가랑비에 옷 적시듯 재정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임대주택은 건설과 운영에 상당한 돈이 든다. 결국 다른 사업으로 돈을 벌어 운영비를 충당해야 하지만 연간 4조원에 가까운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현실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7일 LH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민임대주택 건설비용은 3.3㎡당 721만6000원이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받은 재정지원은 3.3㎡당 496만8000원에 불과하다. 차익인 3.3㎡당 224만8000원이 곧바로 빚으로 남는다. 전용 59㎡ 임대주택 1가구를 지을 경우 건설 단계에서만 4220만원의 빚을 지게 된다. 한 해 1만 가구를 건설하면 회수 불가능한 부채 4220억원이 쌓인다.


땅값과 건축비가 상승하면서 재정지원과 실제 투입비용 사이의 폭도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3.3㎡당 실제 건설비용과 재정지원액 차이는 135만1000원이었다. 2009년 건설비용은 크게 올랐지만 재정지원액이 그 만큼 따라오지 못해 차액은 200만1000원으로 벌어졌고 해마다 차이는 늘어난다.


LH의 '국민임대주택 사업비 부담현황'을 보면 국민주택기금과 보증금 등을 포함한 정부지원 기준은 가구당 8800만원이다. 실사업비는 1억3100만원이다. 직접적인 재정지원액 1700만원을 뺀 가구당 1억1400만원이 LH의 부채로 계산된다는 게 125조4000억원의 부채 속에 포함된 계산법이다. 여기서 국민주택기금과 LH 추가부담액 등 9300만원은 이자를 내야하는 금융부채다.


◇중형 시프트는 재정지원 없어=땅값이 비싼 서울시내 국민임대(39~59㎡) 건설원가는 1억7100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국가보조금(재정지원)은 건설원가의 7.5%에 불과하고 19.1%를 국민주택기금으로, 22.1%를 임대보증금으로 충당한다. 사업주체인 서울시와 SH공사는 부채로 잡히는 국민주택기금과 임대보증금을 빼고도 추가로 51.3%를 조달해야 한다.


SH공사는 가구당 사업주체 총 부담비율(국민주택기금 포함)을 건설원가의 70.4%인 1억2000만원으로 뽑고 있다. 장기전세임대주택으로 인기가 높은 시프트 전용 84㎡ 초과 주택은 아예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2009년 9월19일 이후 주택건설사업계획이 승인된 지구의 경우 59㎡ 시프트에도 국고보조금은 지원되지 않는다.




김민진 기자 asiakm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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