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서브원'과 삼성 '아이마켓코리아'..계열사 소모성 자재 주문 몰아주며 작년 50%안팎 고성장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LG그룹 계열사에 소모성 자재 공급 등을 담당하는 '아이마켓코리아'와 '서브원'의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무려 50% 안팎의 고성장세를 기록, '숨은 진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들의 소모성 자재(MRO) 구매대행에 대한 투명성과 비용절감을 목표로 설립된 회사들이지만 '손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하는데다 두 회사가 배당률을 크게 높이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또 서브원의 경우 임원 연봉이 주력계열사인 LG전자와 맞먹는 수준까지 오른데다 지배구조상 차후 상장시 오너일가에 수혜가 집중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서브원의 작년 매출액은 3조8477억원으로 전년대비 40.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13억원으로 무려 57.1% 폭증했다.
삼성전자(14.1%)와 삼성물산(14.1%), 삼성전기(13.36%) 등이 주요주주로 있는 아이마켓코리아의 작년 매출도 전년대비 31.1% 증가한 1조5492억원, 영업이익은 39.1% 늘어난 390억원에 달했다.
두 회사의 급성장세는 주력 계열사들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서브원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한 주요 고객은 LG디스플레이(23.5%), LG전자(17.9%), LG화학(12.9%)였고 삼성전자의 경우 아이마켓코리아 매출의 36.9%를 차지했다.
두 회사 모두 매년 계열사 매출비중을 1~2%포인트 가량씩 줄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계열사들로 받는 '일감'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올해 두 회사는 약속이나 한 듯 현금배당액도 크게 높였다.
서브원의 주당 현금배당액은 6500원으로 전년(5000원)대비 30% 올랐다. 배당총액은 325억원으로 당기순익의 26.63%에 해당된다. 아이마켓코리아도 주당 배당을 전년(50원)대비 4배 많은 200원으로 책정해 당기순익의 23.4%인 총 72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분했다.
또 구본무 그룹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서브원의 경우 1인당 임원 보수가 전년대비 14.4% 뛴 9억2300만원으로 LG전자 임원과 맞먹는 임금을 지급했다.
특히 향후 서브원이 상장된다면 아이마켓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수천억원의 상장차익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또한 구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총 4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LG가 이를 향유하게 된다.
이미 아이마켓코리아는 작년 7월 상장을 통해 공모가 기준(1만5300원)으로만 삼성 계열사들이 310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었다. 현재 주가(2만6000원대)를 기준으로 하면 차익은 더욱 커지게 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임원 고연봉, 고배당, 상장차익 등에 문제를 제기할 수 없지만 계열사 매출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시선이 고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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