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은행이 임직원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우기 위한 교육시스템을 마련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기 위한 한은 내부의 노력도 전개되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31일 "경영인사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인재개발원(과거 한은연수원) 운용방침에 대한 기본 논의를 거의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한은 경영인사위원회는 이주열 한은 부총재가 주재하고 부총재보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한은의 경영 전반을 결정하는 기구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30일 경영인사회로 하여금 인재개발원과 외자운용원의 운용 방침을 결정하도록 지시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의 양보다는 질을 높이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며, 특히 글로벌 추세에 맞춰 직원들의 소통 능력을 배양할 방침"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나 외국 기관 출신의 강사를 초빙해 글로벌 경제현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 총재가 취임 직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글로벌 한은(BOK)'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다.
김 총재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중앙은행의 글로벌화가 절실하다"며 "이에 합당하도록 조직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계 금융기관 담당자를 초청해 세계경제 동향을 듣는 한은 내부 행사도 늘고 있다.
지난 24일 외자운용원이 개최한 '분기포럼'에서 스테판 킹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연사로 나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리세션)'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으며, 지난 30일에도 외자운용원이 JP모건의 중동ㆍ북아프리카(MENA) 전문가를 초청해 현지 정세와 향후 유가 향방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모든 행사는 영어로 진행되며, 참석자들 역시 통역 없이 영어로 질의응답하고 있다. 김 총재가 강조하는 '글로벌 소통'의 일환이다.
한은 관계자는 "김 총재 취임 전에도 이런 성격의 행사는 있었지만, 최근 횟수가 크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글로벌 BOK를 강조하다 본연의 의무인 통화신용정책 운용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배경태 한은 노조위원장은 "한은은 지난해 선제적인 금리인상에 실패해 올해 물가급등을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본연의 의무를 제대로 한 다음에 글로벌화를 강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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