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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침소봉대식' 공격에 한국기업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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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조슬기나 기자] 중국 정부와 언론의 '침소봉대식' 딴지걸기에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이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중국 측의 과도한 여론몰이는 '자국 기업 보호'라는 노림수가 포함됐다는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중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타이어 원료 배합 논란을 조사하기 위해 17일 연구 및 품질 담당 임원들이 긴급히 중국으로 떠났다.

앞서 중국 CCTV 1채널은 지난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맞아 특별 편성한 프로그램에서 "금호타이어가 재활용 고무와 원료고무의 배합 기준을 어겨가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인민일보 인터넷 판을 비롯해 40여 매체가 '생산 비리' 등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며 금호타이어를 공격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CCTV가 원료 수량을 단순히 비교한 데 따른 오류"라면서도 "사실 관계와 원인을 파악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특히 "리워크(Rework) 고무를 타이어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것은 타이어 업계의 공통된 사안으로 타이어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리워크 고무와 안전성을 연결 짓는 중국 측 반응을 경계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에도 비슷한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 정부 내 질량총국에 검사를 의뢰해 안정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가 베이징현대차, 상하이GM 등에 납품하는 중국 신차용타이어(OE) 1위 업체라는 점을 주목한다. 이번 논란이 금호타이어를 흠집냄으로써 자국 기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림수가 숨어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올 초에는 중국 베이징에 진출한 이마트가 가격표기 문제로 중국 언론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매장에 적힌 몇몇 제품의 가격이 실제 결제 금액과 다르다는 내용이었다.


이마트는 "직원들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당시 중국 지방정부 물가국이 까르푸 19개 매장에서 판매 가격과 계산 가격이 다른 사례를 적발해 벌금을 물린 것과 맞물려 과도하게 공격을 당한 셈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중국 정부로부터 가벼운 경고를 받고 사건이 일단락됐다.


지난 해에는 중국선박공업협회가 STX의 중국 자회사인 STX다롄의 발목을 잡았다. STX다롄이 40만t급 초대형 광탄운반선(VLOC) 건조를 추진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에서 10만t급 이상의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가운데 STX다롄은 지방 정부의 승인을 받은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논란이 이어지면서 VLOC 건조에 매번 승인 절차를 아슬아슬하게 받아야 하는 불편을 STX측은 호소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기업의 사업을 시시콜콜 방해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이 조선업계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와 무관치 않다"면서도 "중국 정부와 마찰을 우려해 한국 기업들이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등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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