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해 향후 국제유가는 하락요인이 강한 반면 석유제품가격과 액화천연가스(LNG)가격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5일 내놓은 '일본 지진의 에너지부문 파급영향'보고서에서 "일본의 경기침체로 인한 석유수요 감소 우려 및 정제시설 가동 중단으로 인한 원유수입 감소 예상은 국제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번 지진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에경연은 "일본의 정제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석유제품 수입수요 증가로 원유가격에 비해 석유제품가격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면서 " 일본은 석유제품 순수입국이지만 경유는 순수출국이어서, 일본의 경유수출 감소는 중간유분 크래킹 마진을 상승시키는 반면 일본이 주로 수입하는 납사와 LPG 가격은 석유화학공장의 가동률 저하로 다른 석유제품에 비해 상대적 약세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국제 LNG시황은 단기적으로 일본의 발전용 천연가스 현물구매 수요 증가로 가격상승 압박이 예상됐다.
에경연은 "일본 정유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단기적인 원유수요 감소는 국제 원유가격을 하락시켜 국내 원유 도입단가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원전에 대한 안전검사, 건설계획 차질 등으로 천연가스 및 석탄 발전이 확대되면서 화석연료 가격의 상승 압박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에경연은 이어 "지진 피해복구 시까지 일본의 석유제품수입 증가에 따른 국제시장의 원유가격과 제품가격 격차 확대는 국내 정유회사의 수출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일본의 주요 석유제품 수입국인 우리나라의 대일 석유제품 수출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경연은 "우리나라는 이미 단기 및 현물 도입계약을 통해 2011년 중 필요 물량(약 500만t)을 확보해 천연가스 수급관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진 여파가 확대ㆍ지속되어 일본의 발전부문 LNG 수입수요가 증가하게 되면, 2012년 이후 국제 LNG 수급사정이 악화돼 단기 혹은 현물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도입가격의 상승도 예상했다. 수급상황이 열악해지면, 중장기 도입계약 추진 시에 유리한 계약조건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에경연은 이어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은 우리의 신규원전 건설 및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 등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에 부정적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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