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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금형’진출은 상생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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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금형’진출은 상생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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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장
■ 문학도인 전 소장은 서른 무렵엔 미국으로 건너가 텔레비전과 라디오 경영학 분야를 공부했다. 삼성전자 미디어 부문에서 근무했으며, IMF 시기에는 회사를 나와 경영자의 길을 걷기도 했다. 베스트셀러 <구씨이야기 허씨이야기: 누구나 알지만 잘은 모르는 LGㆍGS 그룹 반세기 동업의 진짜 비밀!>을 집필했다.


자본주의가 큰 전환점에 놓여 있다. 20여 년 전 동구의 개혁 개방이 실패한 이념과 사회 체제 대신 보다 검증된 사회·경제 시스템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했을 때 자본주의는 승리의 깃발을 치켜들었다.

100여 년 만에 사상 면에서 인류사적 대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경쟁자가 없는 승자 독식의 유일무이한 세계관은 전 세계를 지배하는 자기모순에 빠져들며 성공한 가치를 지속시킬 수 있을지 많은 점에서 의문을 낳고 있다.


세계화와 무한경쟁 논리가 전 세계를 광풍처럼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압도적이고 일방적인 승리가 있는 후 20년이 채 지나기 전인 2008년, 세계 경제는 초유의 일을 맞이한다.

세계 금융 위기 시 주가 폭락으로 400조 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고, 환율 폭등으로 600억 달러(한화 60조 원)가 사라졌다. 2008년 한 해에만 전 세계 부가 40조 달러나 증발했다. 이 돈은 100만 달러씩 쓰기 시작해 2,728년을 써야 하는 엄청난 돈이다.


쉼표 없는 삶을 가속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과거를 돌아 볼 틈도 없이 우리는 또 달려 나가지만 위험의 징후는 곳곳에 있다. 중동의 불안정으로 유가 폭등이 상호 연쇄작용을 일으키며 인계철선이 늘어선 부비트랩 지대를 기업들은 돌파해야만 한다. 검증된 세계 경제 시스템은 지속성은 고사하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잠재 위험에 기업을 송두리째 노출시키고 있다.


세계 금융 위기든, 중동 사태든, 위기가 인간 탐욕에 의해 촉발된다는 점은 많은 인류학자, 경제학자들의 관심을 인류의 경험에 눈 돌리도록 만든다. 인류 사상 최초로 가장 큰 제국을 건설한 몽골의 멸망은 약탈식 경제가 주 요인을 이룬다.


러시아의 차르 체제나 근세 유럽사, 지금 북아프리카 및 중동 사태도 마찬가지다. 지속성엔 절대조건이 필요한데, 공존적 사고와 이를 밑받침하는 사회·경제구조의 형평성, 균형감이다.


세계화를 필두로 자본주의가 거침없이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시점에 자본주의의 최대 수혜자인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이 창조적 자본주의를 주창하는 것이나, 구글 임원인 와엘 그호님이 이집트 혁명 도화선 역할을 한 것은 내부에 이는 성찰적 목소리라는 점에서 귀 기울일 만하다.


한국 경제가 과도하게 대기업 중심적 경제 구조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는 중소·중견기업이 고용의 80퍼센트를 차지하면서도 상대적 불이익을 받기 때문만은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공존적 기업 생태계와 거리가 멀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중·소기업간 기술 혁신을 위한 상호 협력이 필요하지만, 국내 톱을 다투는 두 전자회사가 금형회사를 세우려고 하는 이유는 독단과 독식적 사고에서 연유한다. 중소기업 기술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면, 해법은 달라야 한다.


소재, 부품 등 모든 것을 대기업 혼자 해결할 수 없다. 그럴 땐 결국 산업 자체의 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게 뻔하다.


대기업 자체로도 지속가능한 경영의 조건을 잃게 할 수 있다. 최근 의견 분분한 이익공유제 또한 정파적 사고로 몰아갈 게 못된다. 이익의 배분 과정에서 소외를 없앨 때 기업이나 사회의 지속성은 높아진다. 국가나 기업은 검증된 사회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왜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이 지속을 위한 대안으로 창조적 자본주의를 얘기하는지, 와엘 그호님 같은 사람이 시민혁명에 참여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둘 다 지속을 위한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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