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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 입주민들, 집값 하락 각오하고 싸움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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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 현장르포 - 주변에 환경 오염원 가득한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청라 입주민들, 집값 하락 각오하고 싸움 나선 까닭은? 인천 영종도 쪽에서 바라본 청라국제도시 건설 현장. 왼쪽에 발전소 단지가 보이고 오른쪽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있다. 사진제공=청라아파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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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에 위치한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가 이제 제법 사람 사는 곳의 티가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요즘 청라국제도시 입주민들은 새 집에 입주한 기쁨 보다는 불안과 불만에 가득 차 있다.


인근 발전소 단지, 쓰레기 매립지, 주물공단 등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과 악취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아파트 값이 떨어지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며 필사의 각오로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한 싸움에 나서고 있다. 청라국제도시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3차례에 걸쳐 청라국제도시의 주변 환경 실태와 문제점, 대안을 살펴 본다.

기획 : 청라국제도시, 진흙 속에 핀 연꽃 or '대국민사기극'?


1. "입주 두 달만에 우울증…어떻게 이런 곳에 신도시를?"
현장 르포 - 실태

2. 길 건너엔 쓰레기매립지·등 뒤엔 주물공단·바닷가엔 발전소
각 오염원 별 현황


3. 개선책은 없나?
오염원 최소화가 신도시 살리는 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17일 오후 인천 서구에 위치한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이곳은 최근 입주가 시작되면서 차츰 사람 사는 곳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골조만 앙상했던 아파트들이 이미 일부는 완공돼 사람이 살기 시작했고, 상당수의 단지들이 완공단계에 들어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해 6월 입주가 시작된 1-1지구의 아파트 단지 근처엔 특히 바쁘게 차량들이 오가는 등 차가운 회색빛 콘크리트 일색이었던 도시에 사람 사는 온기가 역력했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벌겋게 속을 드러내고 있던 도로는 포장이 완료됐고, 가로등과 교통신호등ㆍ횡단보도가 깔끔하게 마무리된 상태다. 상가에도 필수시설인 은행과 슈퍼, 부동산 등이 입주를 시작했다. '상권 선점'을 위해 일치감치 문을 연 식당도 있었다. 청라동 주민센터도 지난해 입주해 행정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교회도 눈에 띄었다.


바야흐로 지난 2007년부터 첫 삽을 뜬 청라국제도시가 신도시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날 만난 입주민들의 얼굴엔 새 집을 얻은 기쁨 대신 불안과 불만이 가득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입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불안과 불만을 표출한다는 것이었다. 신도시에 입주해본 사람이라면 으레 초기 입주 당시 불만이 많다. 버스 노선 조차 드물 정도로 불편한 교통 인프라, 아이들이 다닐 만한 학교ㆍ학원이 없는 교육 환경, 마음 놓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극장하나 없는 열악한 문화 인프라 등은 대부분의 신도시의 '필수 사항'이다. 오죽하면 '장화 신고 들어가서 구두 신고 나온다'는 신도시 투자 격언이 있을까. 하지만 모두들 입을 다무는 게 관례였다. "집 값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청라 입주민들은 달랐다. 이날 기자와 만난 이들은 "집 값 떨어져도 할 수 없다. 할 말은 해야 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들이 이날 호소한 것은 청라국제도시 반경 3km 이내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인천 서부주물공단, 발전소 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매연,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고통이었다. 최재우 청라아파트연합회 대외협력국장은 "이런 곳에 어떻게 인구 9만명이 집단 거주하는 신도시를 허가해줬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실제 입주 전까지만 해도 설마 설마 했던 청라지구 입주민들은 요즘 인근 오염원에서 배출되는 각종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날씨가 흐린 날엔 아예 집 안 창문을 모두 닫고 외출도 삼갈 정도다. 아침 저녁으로 바람의 방향에 따라 때로는 쓰레기 매립지의 쓰레기 썩는 냄새가 났다가 때로는 주물공단에서 풍기는 악취가 바람을 타고 날라 온다.


이날 1-1지구 GS자이 아파트 앞에서 만난 강연희(가명·51)씨는 "평소엔 잘 나지 않다가 날씨가 흐린 날에는 엄청 심하다"며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아예 집 밖에 나오질 못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청라 주민들이 두려워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살인자'로 불리우는 인근 발전소에서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질소산화물(NOX)이다. 만성 기관지염, 천식 등의 원인 물질로 특히 급성 중독시에는 폐수종을 일으켜 사망하게 하는 무서운 물질인데, 넓이 17㎢의 청라국제도시와 바로 맞닿은 서쪽 해안가에 밀집된 발전소 단지에서 인천에서 발생하는 연간 총량의 75% 가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청라아파트연합회 등 입주민들은 그동안 인천시 등 관련 기관 이 곳 저 곳에 호소해보기도 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듣지 못했다. "노력해 보겠다"는 말 뿐이었다.


이에 따라 주민들 사이에선 "청라국제도시 조성은 대국민 사기극"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렇다 할 개선책도 없이 각종 환경 오염원이 밀집한 청라 지구를 각종 미사여구를 동원, 화려하게 포장해 입주자들에게 팔아 넘기고 '먹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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