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시정조치 유예…"과도한 예금 인출만 없다면 문제 없어"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잇단 영업정지로 예금을 빼가기 위한 고객들이 대거 몰렸던 우리저축은행의 예금 인출(뱅크런)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저축은행은 부산·대전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받은 다음날인 지난 18일 오후 2시까지 341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본점을 찾은 지난 21일에는 같은 시각 46억원이 인출되는 데 그쳤다. 이날 오전 1000여명에 달하던 대기 고객 수도 오후 들어 100명 밑으로 줄었다.
오늘은 상황이 더 나아졌다. 이날 우리저축은행에는 기존에 대기표를 받아 간 고객들 중 100명 정도만이 찾아왔다. 이들 중 일부는 예금을 찾아갔지만 상당수는 직원들의 설득에 의해 예금을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기가 된 예금을 다시 맡기는 고객도 있었다.
전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관계기관들과 저축은행 대책회의를 마친 뒤 인근에 위치한 우리저축은행 본점을 방문했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였다. 김 위원장은 스스로 2000만원을 이 저축은행에 맡길 의향도 밝혔다.
그래서였을까. 고객들은 어느 정도 안정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우리저축은행 본점에서는 김 위원장의 발언 등에 대한 언론 보도를 틀어주며 고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리저축은행은 이번 사태에 대해 누구보다 억울한 측면이 있다. 이 저축은행은 과거 외환위기 때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2013년 6월말까지 적기시정(경영개선)조치가 면제된다. 그럼에도 지난 17일 부산·대전저축은행 영업정지 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인 곳으로 발표되면서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우리저축은행이 2013년 6월말까지 적기시정조치를 유예받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BIS비율 5% 미만 저축은행 명단을 밝힌 게 뱅크런을 키우는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새누리저축은행도 마찬가지 경우다. 이 저축은행도 우리저축은행과 같이 2013년 6월말까지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일이 없다.
이들은 다른 저축은행과 달리 부칙 BIS비율을 적용받는다. 우리저축은행은 감독기준이 0.49%고 새누리저축은행은 -2.88%다. 이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의 BIS비율 수치다. 다른 저축은행들의 BIS비율 감독기준이 5%인 데 비해 이들은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보다 떨어지지만 않으면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일이 없다.
현재 우리·새누리저축은행의 부칙 BIS비율은 각각 5.20%, 19.24%로 기준치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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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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