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추가 영업정지 없을 것"…금융당국 불신 키워
$pos="C";$title="";$txt="▲지난 21일 부산에 위치한 우리저죽은행을 찾아 고객들의 예금 인출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가운데)";$size="550,366,0";$no="2011022210002408649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연일 바쁘게 오가고 있다. 저축은행발(發)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출입기자들도 그의 다음날 동선을 밤늦게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전달받기 일쑤다.
지난 17일 오전 부산·대전저축은행 2곳에 영업정지가 내려질 때도 그랬고 21일 부산 출장과 22일 목포 출장도 마찬가지였다.
밤새 보도자료를 준비시켜 놓고 오전에 잠깐 비행기 안에서 읽어본 뒤 곧바로 기자들 앞에 나서서 발표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언사는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다. 시원시원해서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옆에서 지켜볼 때 위태위태하기도 하다.
"올 상반기 중 추가로 영업정지되는 저축은행은 없을 것"이라고 보도된 17일 아침 발표 내용이 대표적이다.
이 발언은 각 신문의 머리기사 제목으로 나갔는데 앞뒤의 맥락을 보면 사실과 전혀 다르다.
김 위원장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이상인 94개 저축은행에 한정해 과도한 예금 인출(뱅크런)이 일어나지 않는 한 추가 영업정지 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저축은행 계열사와 보해저축은행은 94개 저축은행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추가 영업정지가 없다"라고만 받아들였다. 지난 주말 연이어 영업정지가 터지자 이 발언은 오히려 금융당국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오해에 당황해서인지 21일 부산에 도착한 김석동 위원장의 얼굴은 내내 굳어 있었다.
애꿎게 예금 인출 사태를 맞은 부산의 우리저축은행 본점을 찾았을 때 그의 표정에는 더욱 당혹감이 서렸다. 예금을 찾아가기 위한 고객 1000여명이 몰려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상황이 이 정도까지 심해질 줄은 미처 몰랐다. 부산저축은행 계열사까지는 예상했다. 애초에 5개 계열사를 한꺼번에 영업정지 시키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일부는 아직 유동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미리 조치하기엔 부담이 있었다. 어차피 모회사를 친 상황에서 계열사들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으로 봤다.
유능한 외과의사는 환자의 발이 썩어 올라갈 때 불가피하게 발목을 자르는 선택을 한다. 그게 최선의 조치이기 때문이다. 발을 살리고 싶지만 그러다 온 몸에 전이되면 낭패다.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업계의 '썩은 발목'을 잘랐다. 그런데 발목 위에서 문제가 생겼다. 썩지도 않았는데 조직이 죽어나가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부산저축은행을 영업정지 시키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인 곳들을 이례적으로 다 밝히며 상황을 설명했다. 삼화저축은행을 영업정지 시켰을 때처럼 시장의 막연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오히려 화근이 됐다.
과감히 발목을 자른 김 위원장의 선택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이제 고객들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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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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