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저축은행에서 시작된 예금금리 인상이 전체 금융권으로 번지고 있다.
고객이탈을 막기 위한 저축은행과 고객을 뺏기 위한 시중은행권의 금리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단 하루 동안 연 5.1%짜리 후순위채를 판매한다. 총 판매 금액은 3000억원으로 1000만원 이상부터 100만원 단위로 가입이 가능하다. 투자기간은 5년5개월로 매월 이자를 지급한다.
신한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5.9%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지만 오는 2013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은행 건전성 기준(바젤Ⅲ)이 마련됨에 따라 상향된 BIS비율 목표치를 유지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게 은행측 설명이다. 여기에 올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장기자금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우량 거래고객을 대상으로 문자메시지(SMS) 등을 통해 부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물량이 하루정도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저축은행으로의 이탈 고객도 막고 장기적으로 자금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17일 주요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0.6%포인트 인상했다.
국민UP정기예금은 1개월 단위로 이율이 상승하는 계단식 금리구조 및 분할인출 서비스를 통해 단기자금 운용고객의 거래편익을 제공하는 월복리정기예금으로 1~2개월 구간은 연0.4%포인트, 나머지 구간은 연0.1~0.2%포인트 인상해 12개월 구간은 종전 연5.8%에서 연6.00%로 상향됐다.
국민은행은 또 KB Smart★폰 정기예금을 최고 연0.6%포인트 대폭 올렸다. 1년 만기의 경우 종전 최고 연4.1%에서 최고 연4.70%까지 가능하다. KB Smart★폰 적금은 연 0.4%포인트 올려 1년 만기의 경우 최고 연 4.50%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의 인터넷 전용상품인 e-파워정기예금도 연 0.2~0.6%포인트 올려 이자가 종전 최고 연 3.9%에서 최고 연 4.4%로 올라갔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향후 시장상황을 반영해 예금금리를 상향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지난10일 1년 만기 '369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연 4.0%로 전일대비 0.10%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의 월복리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4.20%,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 기본 금리는 연 3.95% 수준이다.
일부 상품의 경우 저축은행 수준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제공한다. 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의 최고금리는 4.6%, 신한은행의 스마트폰 가입 전용 상품인 U드림 정기예금 스마트 특판 예금은 4.69% 금리에 판매 중이다. 우리은행의 우리스마트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 e-플러스 정기예금 스마트폰 특판도 각각 연 4.65%, 4.35%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연 5%가 넘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우리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5.5%로 저축은행 중 가장 높았으며 인상저축은행 5.2%, 프라임ㆍ늘푸른저축은행이 5.1% 등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전히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지만 은행간 영업전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또다른 기회"라며 "고금리와 활발한 타깃 마케팅 등으로 영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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