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가을 결혼특수 사라지고 혼인건수 고르게 나타나
[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봄과 가을에 두드러졌던 신혼부부 수요가 예년과 달리 결혼 비수기에도 꾸준히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수도권의 경우 지난 2008년과 2009년과 달리 지난해인 2010년은 혼인건수가 고르게 나타났다. 보통 결혼 성수기인 3월~5월과 10월~12월 정도에 혼인건수가 많았던 예년과는 달리 2010년에는 수도권 혼인건수가 매달 평균 1만3000여건에 달했다. 더운 날씨와 장마로 인해 결혼 비수기로 통하는 7월의 경우에도 지난 2009년엔 9839건으로 나타났지만 2010년에는 1만2800건으로 계절적 영향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이는 경기 침체로 비수기에 결혼을 하게 되면 성수기보다 저렴한 비용의 예식을 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혼인건수가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전셋값 상승은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면서 매매보다는 전세에 머무는 경향이 늘면서 전세물량 부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혼인수요가 비수기 없이 꾸준히 이어진 점도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 24일 발표한 여성가족부의 '제2차 가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혼부부 중 신랑이 집 마련에 사용하는 비용은 평균 6465만원, 신부는 512만원으로 6977만원 가량을 내집 마련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1월 3주차 기준 수도권 전세평균가는 3.3㎡당 397만원으로 66㎡미만의 소형아파트를 매입한다 하더라도 약 79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차 가족실태조사'에 약 1000만원 가량이 모자란 상황이지만 실제 신혼부부들이 역세권의 신축아파트를 선호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내 집 마련 비용 부담은 훨씬 가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소연 부동산14 연구원은 "올해와 같이 입주물량 감소와 매매대기 수요 증가로 전셋값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계절 특수 없이 지속적으로 신혼부부 수요가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한산한 비수기 시장에도 수요가 몰릴 수 있어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을 찾는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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