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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 대표품목 애지중지 하는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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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소화제 하면 OOO, 감기약 하면 OOO. 주변을 보면 특정 질병이나 증상에 따라 자연스레 따라오는 약 이름이 꽤 많다. 제약회사들이 판매를 늘리려고 대중광고에 힘을 쏟기 때문이지만 이들이 대표품목 육성에 열을 올리는 데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각 제약사별로 굳건한 대표 품목을 키우고, 시장점유율 유지에 사활을 거는 것은 일종의 '연상작용'을 노리는 전략이다. 의약품의 특성상 소비자들이 각 제품의 용도와 특징 등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회사 인지도는 제품 구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나의 유명 제품이 해당 제약사 이름과 함께 각인될 경우, 타 제품의 구매를 촉진시키는 효과로 이어진다. 브랜드 노출에 집중하는 일반 광고와 달리, 의약품 광고엔 어김없이 회사명과 제품명이 동시에 등장하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동아제약은 대표품목인 박카스와 판피린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90%, 80%임에도 광고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박카스'는 1963년 드링크제형으로 첫 선을 보인 후 지금까지 팔려나간 것만 166억만병에 달한다. 박카스는 단일 제품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 판매하는 업계에 드문 초대형 히트품이다. '판피린'도 액제 감기약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효자품목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제약회사 같은 경우 기업광고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개별 브랜드가 강력하면 회사 이미지나 인지도 등에 까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산업계 '제1호 브랜드'로 유명한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는 액제 소화제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지금껏 판매된 제품 수는 80억병 정도로, 1967년 출시된 이래 액체 소화제 시장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연간 판매액은 약 400억원으로 추정된다.


대웅제약의 '우루사'는 간장약의 대명사다. 헬민, 쓸기담 등 경쟁품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지만,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온 우루사는 여전히 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곰 쓸개 성분'의 우루사를 대표품목으로 키우기 위해, 아예 회사 이름을 대한비타민에서 '대웅(大熊)'으로 바꾸기도 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제약하면 우루사, 우루사하면 대웅제약 등 연상이 되기 때문에 좋은 브랜드 이미지가 회사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 밖에 다른 제품들에 대한 인지도로도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시너지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설명했다.


광동제약은 청심환류와 쌍화탕류가 대표 품목이다. 시장의 60%와 65%를 각각 점유하고 있다. 최수부 회장이 직접 TV광고에 출연해 원료를 깐깐하게 고르는 장면으로도 유명한데, 이들 제품에 대한 최 회장의 애착이 소비자들의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한번 대표품목으로 자리 잡으면 불황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회사 인지도 상승에 효과가 있다"며 "제약사들이 이런 이유로 대표품목을 키우고 관리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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