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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평양성', 8년전 '황산벌'과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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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평양성', 8년전 '황산벌'과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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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1000만 흥행' 이준익 감독이 2003년 전국 300만 관객을 모은 흥행작 '황산벌'의 속편 '평양성'을 들고 돌아왔다.

'평양성'은 그간 '왕의 남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을 연출하며 사극영화의 달인으로 등극한 이준익 감독이 발상의 전환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황산벌'을 8년 만에 부활시켰다는 점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평양성'은 '황산벌'과 어떻게 다른 작품일까.


◆ 57억원의 순제작비, 사이즈가 2배 커졌다

'평양성'은 신라와 백제의 황산벌 전투를 해학적 코미디로 풀어낸 '황산벌'의 후속작으로 전편보다 훨씬 커진 스케일을 자랑한다. 35억원의 순제작비가 들어간 '황산벌'과 달리 '평양성'에는 57억원의 순제작비가 투입됐다. 액션의 스케일이 다를 수밖에 없다.


'평양성'은 우선 세트 규모부터 눈에 띈다. 총 제작비 17억원과 9개월간의 제작기간을 투입해 제작한 1만 5000평 부지의 전주 평양성 오픈 세트는 '황산벌'보다 훨씬 큰 규모의 액션 장면을 가능하게 해준다.


세트 규모가 커져서인지 대규모 전투 장면 또한 스펙터클이 한층 두드러진다. 평양성을 놓고 펼치는 신라와 고구려의 대결은 기발하고 다양한 무기, 5000여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대규모 전투 신 등으로 '황산벌'보다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준익 '평양성', 8년전 '황산벌'과 어떻게 다른가?



◆ 8년 전 '욕싸움'에 이어 이번엔 '쌀공격'


'황산벌'에서 '평양성'까지 이준익 감독의 작품을 관통하는 요소 중 하나는 역사 뒤집어 보기를 통한 권력 비판이다. ‘황산벌’에서 이준익 감독은 역사에서 소외됐던 여성과 민초의 시각을 빌려 남성 중심적이며 지배층 중심적인 역사 해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전쟁터라는 광장은 비판의 탈을 쓴 풍자와 해학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심각하고 현학적인 수사법 대신 유머러스한 풍자와 패러디를 썼기 때문에 관객들의 환호도 컸다. 민초들이 광장에서 벌이는 유희는 '황산벌'에서 ‘욕싸움’ ‘인간장기’ 등의 재미있는 대결들로 표현됐다. '평양성'은 다른 방식으로 재미를 선사한다. '쌀공격'과 랩 배틀이다.


신라 병사들은 쌀이 없어 도토리로 끼니를 연명하는 고구려 병사들 앞에 쌀이 가득 담긴 가마솥을 끌고 와 쌀자랑을 하며 심리적 공격을 감행한다.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단체 군무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에 고구려는 랩 배틀을 연상시키는 갑순(선우선 분)의 속사포 독설공격으로 맞대응한다. 갑순의 독설은 '황산벌'의 욕싸움을 능가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 독특한 역사적 재해석


'평양성'은 '황산벌'에서 백제 멸망 이후 고구려의 패배로 인한 한반도 최초 통일을 그린다. 이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당나라의 외세를 등에 업은 신라의 불완전한 통일이기도 했다.


'평양성'은 가슴 아픈 역사적 사실을 '황산벌'보다 깊은 해학과 재해석으로 새롭게 풀어냈다. 이준익 감독은 당나라의 야욕을 간파한 김유신(정진영 분)이 무력으로 평양성을 점령하는 대신 고구려와 연대해 당나라를 물러나게 한다는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준익 '평양성', 8년전 '황산벌'과 어떻게 다른가?



◆ '황산벌'보다 다양해진 인간군상


'황산벌'은 걸쭉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김유신과 계백(박중훈 분)의 대립을 통해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평양성'은 사투리 대신 다양한 색깔의 캐릭터들로 무장했다. '황산벌'에 이어지는 두 캐릭터는 김유신과 거시기(이문식 분)이다.


김유신은 늙고 쇠약하여 풍까지 맞은 노장으로 변했지만 머리 회전만은 광속으로 더 빨라진 ‘신라 국민 할배’로 돌아왔다. '황산벌'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거시기는 '평양성'에서 군대에 두 번 끌려오게 된 비운의 인물로 다시 출연한다. 거시기는 고구려의 포로로 잡힌 뒤 갑순과 결혼하게 되면서 새로운 스토리라인을 구축한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도 기대감을 높인다. 고구려 연개소문의 장남 남생(윤제문 분)과 차남 남건(류승룡 분)의 극적인 대립과 이로 인한 고구려의 분열은 쌀공격과 함께 현재의 남북관계를 연상시키며 이 감독의 독특한 역사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거시기와 뜻하지 않게 결혼에 골인하게 된 홍일점 병사 갑순, 전쟁터에서 한몫 잡아 집으로 돌아가려는 청년가장 병사 문디(이광수 분) 등도 다채로운 재미를 선보인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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