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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상 최초 亞컵 4강 전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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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상 최초 亞컵 4강 전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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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중동의 모래바람이 자취를 감췄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스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을 1-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최후의 보루였던 이란까지 한국에 패하며 중동은 아시안컵 55년 사상 최초로 단 한팀도 4강에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16개 팀 가운데 중동국가는 총 9개(카타르, 바레인,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다. 특히 카타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중동국가들의 선전이 점쳐졌다. 비중동 국가들의 기후 및 시차 적응 문제는 물론 고질적인 텃세, 편파 판정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중동에서 열린 7차례 아시안컵에선 6차례나 중동 국가가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예전부터 아시안컵은 중동세가 강했다. 아시안컵 초기에는 이스라엘(현재 UEFA 소속)과 이란이 중동을 대표해 참가해 우승 혹은 준우승을 거뒀다. 본격적인 토너먼트 제도가 도입된 1972년 대회 이후로도 중동국가가 아시안컵 4강에 들지 못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심지어 1996년에는 중동국가가 4강을 휩쓸기도 했다.


이란은 유일무이한 아시안컵 3연패(1968년~1976년)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사우디 아라비아 역시 6번 결승에 올라 3회 우승을 차지했다. 쿠웨이트, 이라크, 이스라엘도 각각 1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전 14번의 아시안컵에서 9차례를 중동국가가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중동은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중동세를 대표하던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각각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9개국 중 불과 네 팀만이 8강 진출에 성공했고, 네 팀 모두 8강전에서 패했다. 중동축구가 아시안컵 4강에서 전멸한 것은 56년 아시안컵 사상 최초의 일이다. 앞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중동은 74년 서독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본선에 한 팀도 나서지 못했다.


중동, 사상 최초 亞컵 4강 전멸 이유는?


이러한 중동 축구의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과거 중동의 맹주였던 사우디 아라비아는 ‘오일머니’를 앞세워 자국 축구를 발전시켰다. 그 과정에서 우수 선수의 해외 유출을 막고자 막대한 연봉을 안겨줬다. 선수들 역시 굳이 해외 리그에 진출하려는 의지가 없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유소년 육성에도 소홀했다.


이는 세계 축구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1994년 미국월드컵서 16강의 영광은 과거일 뿐이었다. 조직적인 압박축구와 토털사커의 득세 속에 사우디 특유의 개인기와 스피드도 더 이상 먹혀들지 않았다. 2002한일월드컵 독일전 0-8 패배와 2006 독일월드컵 우크라이나전 0-4 패배가 단적인 예다.


대표팀이 조금만 부진해도 감독부터 경질하고 보는 후진적 행정도 문제다. 사우디는 지난 10년간 무려 12명의 감독이 거쳐갔다. 이번 대회에도 조별리그 1차전 패배 직후 조세 페세이루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이러한 예를 중동 국가에선 흔히 볼 수 있다.


아시안컵 직전 열린 걸프컵의 여파도 적지 않다. 대회 초반 브루노 메추 카타르 대표팀 감독은 중동의 부진에 대해 "기술이나 체력보다는 정신력에서 문제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걸프컵 대회를 끝내고 곧바로 아시안컵에 출전하면서 선수들의 정신력이 많이 떨어졌다. 걸프컵에 출전하지 않았던 시리아와 요르단이 1차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친 이유는 그만큼 그들이 정신적으로 덜 지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중동 축구의 전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독일 출신 볼프강 지드카 이라크 대표팀 감독은 "메추 감독의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중동의 객관적인 전력이 동아시아 국가들에 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동과 달리 한국과 일본을 필두로 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90년대 이후 적극적으로 유럽 선진 무대에 진출하고 유소년 선수 육성에 몰두했다. 그 결과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자국 리그 또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호주의 2006년 AFC(아시아축구연맹) 가세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실제 중동 국가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에도 한 팀도 오르지 못했고, 1994년 사우디 아라비아 이후 월드컵 16강에 오른 적도 없다. 2006년 이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역시 한국과 일본의 몫이었다.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중동 축구는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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