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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포럼]저탄소 녹색도시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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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포럼]저탄소 녹색도시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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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바뀌고 있다. 지난 100여년간 지속적으로 팽창 일로에 있던 현대 도시가 움츠러들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렇다고 도시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아니고, 20세기 전반 이후 자동차의 대중화와 더불어 교외로 확산되던 도시가 도심으로 점차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콤팩트 시티(Compact City)다.


지난 세기 동안 커지기만 하던 도시의 덩치가 줄어드는 데는 기름 값이 가장 큰 이유다. 선진국의 중산층조차도 감당하기 힘든, 그래서 큰 차를 작은 차로 바꾸고, 다시 가구당 두세 대씩 갖고 있던 차량을 한두 대로 줄이고, 종국에는 전차를 타게 만들어 도시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물론 탄소를 적게 배출해 온난화도 막아 보고 물자를 아껴 써서 지구를 지속 가능케 해 보자는 생각도 도시의 규모를 줄이는 데 일조를 한다.

사람도 변화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 구성의 변화인데, 고령화 추세와 저출산의 심화는 도시의 쇠퇴를 가속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현 고령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는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도시 규모는 줄어들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늙어가고, 도시를 지탱할 산업은 찾기 힘들어 명백한 도시의 위기다.


그러나 다시 보면 위기라기보다는 변화의 시대이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했던 삶의 모습을 바꿔야 할 시기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제껏 우리에게 친숙했던, 많이 만들고 넓게 살던 도시, 그 속에서 쓸 수 있다면 가능한 많이 쓰고 살던 삶을 바꿔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제부터 만드는 도시, 아니 이미 만들기 시작한 도시는 그동안의 도시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우선 자동차를 멀리 한다. 100여년 전 자동차가 도시에 하나 둘 나타나자 사람들은 이 기계야말로 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의 도시에서 심각했던 공해는 마차에서 마구 버려지는 말똥이었다. 냄새나고, 지저분하며, 전염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을 배출하지 않는 자동차는 당연히 공해 문제의 해결사로 여겨졌다. 그로부터 100년도 채 안 돼 자동차는 퇴출대상 1호가 되었다. 자동차를 멀리하면 도시는 작아지기 쉽다. 걷고 싶고 자전거 탈 수 있는 도시로 바뀌는 것이다.


다음으로 에너지원을 바꾼다. 태양열, 지열, 풍력 등 산업 혁명 이전에 사용하던 에너지를 다시 쓴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는 급격하게 커졌다. 늘어나는 공장으로 사람이 몰려들어서도 그렇지만, 석탄은 이동 가능한 에너지원이었고 도시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쉽게 운반해 줄 수 있었다.


최근의 기술은 자연력에서 만들어낸 에너지를 도시에서 저장했다 필요할 때 사용하게 해 준다. 아직 자연력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의 문제로 보인다.


셋째, 폐기물을 에너지로 만든다. 음식물 쓰레기, 분뇨, 톱밥 등 그동안 버려왔던 것을 활용해 도시를 작동하게 한다. 폐기물을 활용해 에너지를 만든다. 그야말로 '똥은 밥이다'라는 말처럼 폐기물도 순환되니 버릴 것이 없는 세상이다.


녹색도시, 자동차가 필요 없는 작은 도시, 태양열 등의 녹색에너지를 쓰는 도시, 버려지는 것들은 다시 에너지가 되는 도시, 이처럼 바뀌는 저탄소 녹색도시는 당연히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꿀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난 산업화, 근대화 이후의 생활모습을 겸허히 반성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저탄소 녹색도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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