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기록적인 한파가 계속되면서 보험업계에도 불똥이 튀었다. 손해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를 찾는 운전자들이 크게 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는 것.
1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파로 인해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며 긴급출동서비스를 요청한 운전자들이 평소보다 5∼7배 늘어났다.
사고보다는 주로 강추위로 인해 차량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차량을 옥외 주차장에 세워둔 운전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월요일인 지난 17일 아침에만 무려 1만9300여건의 긴급출동서비스 요청이 들어왔다.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된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이 회사가 처리한 긴급출동서비스는 무려 11만5500여건에 달한다.
평소 이 보험사의 긴급출동서비스 요청이 하루 6800여건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수치에 해당한다.
주말 평균 3000건의 긴급출동 서비스를 처리했던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 16일 하루 2만6000여건이 집중됐다고 밝혔다.
LIG손해보험은 지난 15일부터 17일(오후2시30분 현재)까지 모두 4만4812건의 긴급출동서비스를 제공했다.
보험사 규모에 따라 긴급출동서비스 요청 건수는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평소보다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폭설과 한파가 이어지면서 손보사 경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교통사고 증가로 가뜩이나 자동차보험 적자가 커지고 있는데 긴급출동서비스까지 급증하는 바람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긴급출동서비스는 고객이 자동차 보험료에 일부(1만원 내외)를 미리 부담한 후 연간 3∼5회까지 이용할 수 있는 손보사의 대표적인 부가 서비스 상품이다.
고객 서비스 측면이 강하지만 올 겨울처럼 예상보다 요청이 급증하면 손보사 입장에서는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긴급출동서비스 1회당 비용이 1만5000원에서 2만원 정도"라며 "고객 입장에서는 당장 돈을 내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없지만 서비스 요청이 급증하면 손보사들의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사의 대표적인 부가 서비스인 긴급출동서비스에서 예상치 않은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긴급출동서비스 손실 폭이 커지면 손보사들이 보험료에 얹는 금액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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