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SK그룹이 해외 법인 지분 매각과 계열사간 사업조정을 통해 사업재편을 단행했다. 주력계열사인 SK에너지의 분사에 맞춰 새로운 진용을 갖춘 것.
23일 SK에너지는 서울 서린동 SK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해외법인 매각과 석탄·광물사업 매각 등을 결정했다. 또 24일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새 진용의 구성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사회에서 SK에너지는 24억달러(약 2조7600억원)에 브라질 법인(SK do Brasil Ltda.)의 주식 전부를 덴마크 머스크 오일(Maersk Oil)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 호주 계열사(SK Energy Australia Pty Limited) 주식 2285만4214주(1948억원 규모)도 처분키로 했다. 석탄·광물사업은 계열사인 SK네트웍스에 2366억원에 양도키로 했다.
SK에너지의 이 같은 사업재편은 내년도 자회사 분사를 앞두고 자회사의 사업 성격을 명확히 하고, 동시에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 투자 확대를 이루기 위한 조치다.
SK에너지는 내년 1월1일자로 사명을 SK이노베이션을 바꾸고,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을 분사한다. 현재 회사내회사(CIC)형태의 사업구조를 사업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석유사업), SK종합화학(화학사업), SK루브리컨츠(윤활유 사업, 지난해 분사)로 바뀌게 된다.
이 같은 사업구조 변화에 맞춰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내 매각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매각을 통해 확보한 3조2000억여원의 자금으로 새로운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기게 됐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지금까지 축적해 온 자원개발 사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한 단계 도약을 이뤄나갈 시기"라며 "투자자금 확보와 광구 보유 재편성으로 효율적으로 석유개발 사업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비석유 자원개발 사업에 속도를 붙이며 광물자원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인수가 마무리 되면 SK네트웍스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는 11개에서 23개로 2배 이상 늘고, 석탄 생산광구를 통해 트레이딩 사업의 수익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8월 발표한 6대 신성장 축을 강화하게 된 것.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양사의 역량을 상호보완적으로 결합해 자원개발 사업 전분야로 확대해 나간다면 비약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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