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2.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정치 2.5%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예상치 2.8%에는 못미치는 결과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가계 소비 역시 2.4% 증가를 기록해 잠정치 2.8%를 하회했다.
주택시장 상황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11월 기존주택 판매는 468만가구를 기록, 전망치인 475만가구에는 다소 모자랐다. 전월 대비로는 5.6% 늘어났지만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해 주택구매 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임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기 개선이 경제를 완전히 회복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9.6%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향후 경제 성장률이 4%는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14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차 양적완화 규모를 기존 계획대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경제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실업률을 끌어내리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 침체는 미국 경제의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데이비드 위스 스탠더드앤푸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주택 시장이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내년까지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의 주택 가격이 1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차드 버너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정부가 이자와 원금 상환 부담을 줄여주지 않는다면 미국 주택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악순환을 향후 수년간 반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출이 늘고 무역적자가 줄면서 앞으로 상황이 더욱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의 10월 무역적자 규모는 전월보다 13% 줄어든 387억달러를 기록, 지난 1월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마크 빈터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수입이 계속 감소하고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미국 경제는 4분기 3.8~4% 가량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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