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해외 업체들 대부분 차단"주장에..사용자들 "망부하는 어불성설" 반박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SK텔레콤에 이어 KT도 자사 3G망에서의 인터넷전화 서비스 차단조치에 나섬에 따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KT는 당혹해하면서도 해외 사례를 제시하며 이번 조치의 당위성을 부각하고있다. 반면 네티즌들은 서비스허용 청원을 지속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차단은 정당한 사업자 권리=KT는 7일 웹사이트 공지를 통해 이번 차단조치가 외부업체들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것이며 정당한 사업자의 권리임을 재차 강조했다. 고객들의 반발에 맞서 설명에 나선 것이다.
KT는 "모바일 인터넷전화는 네트워크 사업자에 대한 정당한 망이용대가 지불없이 3G 데이터망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면서 "이는 네트워크 사업자의 데이터 망부하를 가중시키고 정당하게 대가를 지불하는 다른 국내 통신 및 별정통신 사업자와의 형평성 논란을 유발시킨다"며 당위성을 부각했다.
다수의 사용자에게 안정적인 품질제공과 고객보호를 위해서도 부득이 3G에서 인터넷전화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KT가 현시점에서 갑자기 제한에 나선 것에 대해 "이미 기존 약관에서 3G망의 인터넷전화는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면서 "최근 다양한 종류의 인터넷전화 앱이 출시되고 트래픽 발생이 급증해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같은 이용제한은 KT만이 아니라 유럽과 미국 이통사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유럽의 보다폰과 오렌지, 텔레포니카와 미국의 AT&T, 스프린트, 싱가포르 싱텔 등 전세계 주요 이통사들은 가입자 약관을 통해 3G망에서의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고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경우 월 30달러인 별도 데이터정액제 가입한 스마트폰 가입자에 이를 허용하고 있다. AT&T도 애플과 협약을 통해 아이폰의 아이콜(iCALL)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스카이프의 경우 유럽 '허치슨3'와 제휴해 본격적인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유럽이통사도 스카이프에대해서는 각각 월 5~10유로의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쓰도록 했다.
◆ 내 데이터통화 쓰겠다는데=이번 조치에 반발하는 사용자들은 "만약 망부하가 문제라면 오히려 5만 5000원 이상 데이터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에대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차단해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데이터용량이 500MB로 제한된 4만 5000원 요금제 가입자들에대해 3G 인터넷전화를 불허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기본료 4만 5000원 요금제는 음성통화가 200분에 불과해 가입자들이 평균 20%이상 음성통화료를 추가로 사용하는 상황이고 500MB인 데이터는 절반이상 남기는 상황인데도 무조건 인터넷전화를 차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인터넷포털 다음에 글을 남긴 한 네티즌(아이디 HD)는 "통신사가 정한 데이터 한도내에서 내가 사용하겠다는 것인데 뭘쓰든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면서 "45요금제 사용자들도 정해진 데이터용량에 한해 3G망의 인터넷전화를 허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네티즌(아이디 쿨러)도 "명분이야 자사 네트워크가 무임승차에 이용될 수 없다는 것이나 결국은 돈을 더내라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인터넷전화와 같은 개방형 서비스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며 KT역시 이같은 아이폰 효과를 통해 가입자를 늘려왔는데도, 개방형 조류와 배치되는 조치에 나선 게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김욱준 주임연구원은 "이통사들이 여전히 3G망의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한 상태인만큼 수익성 훼손을 우려해 인터넷전화를 전면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발전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트랜드이지만 변화의 속도가 느리며 사용자와의 갈등도 불가피한 상황"라고 지적했다.
한편 6일 3G에서 차단됐던 아이폰용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바이버의 경우 7일 다시 서비스가 재개된 상태다. 이에대해 KT는 "VoIP 프로토콜의 패턴분석이 마무리되지 않은 때문이며 예정한 데로 곧 차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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