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남영역 거리행진… 경찰과 큰 충돌없이 평화롭게 마무리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11일 도심에서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진보 성향의 8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G20대응 민중행동이 안티 G20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 후 남영역까지 2시간 거리행진을 벌였으나 경찰과의 큰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집회가 마무리됐다.
G20대응 민중행동(이하 민중행동)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역 광장에 '사람이 우선이다! 경제위기 책임전가 G20규탄 국제민중공동행동의 날' 행사를 열었다. 주최측 추산 1만여명(경찰 추산 3500여명)이 참여했다.
집회는 '한미 FTA 강행, 노동탄압 이명박 정부 규탄대회'로 구성된 1부와 '사람이 우선이다! 경제위기 책임 전가 G20규탄 국제민중공동행동의 날' 등 2부로 나뉘어 치러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하고 알맹이 없는 G20을 규탄한다"며 "금융거래세를 도입해 위기의 근본 원인인 금융자본을 통제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농민들을 빌미로 한미 FTA 졸속 협상, 비말협상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수십여 명의 외국인 활동가도 참여했다. 앰벳 유손 국제건설목공노동자연합 대표는 "한국의 정부는 계속해서 노동자의 권리와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노조 권리 탄압에 맞선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에 계속해서 연대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알레한드라 앙그리만 아르헨티나 노총 여성평등위원장과 다니 세티아완 인도네시아 외채반대네트워크 대표, 아멜리에 까농 프랑스 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대표 등 외국 시민단체 활동가도 참석했다.
G20대응 민중행동은 오후 4시30분께 서울역 광장 집회를 끝내고 경찰과 10분여간 몸싸움을 벌인 끝에 거리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남영역 삼거리 일대에 27개 중대 약 3000명의 병력을 배치했으며 물대포와 분사기, 다목적 조명차, 고성능 방송차 등 시위 진압용 장비를 총동원했다.
특히 경찰이 과격시위에 대비해 특별 제작한 차벽(車壁) 설치차량인 '방패차'도 이날 처음 남영역 삼거리 현장에 배치됐다.
민중행동 측은 돌풍과 우박을 맞으며 오후 5시30분께 남영역 삼거리에 도착했다. 당초 주최측은 정상들의 만찬장인 국립중앙박물관까지 행진을 계획했지만 오후 6시 10분경 남영역 삼거리에서 집회를 종결했다. 마무리 집회에서 G20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상징하는 상여를 불태웠다.
이 과정에서 상여에 불을 붙이려는 것을 저지하려는 경찰과 시위대의 몸싸움이 잠시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대는 “왜 합법적인 시위를 방해하냐”면서 “경찰의 소속을 밝히라”고 목소리를 잠시 높이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시위대가 서울역에서 남영역까지 3개 차로를 점거하고 이동한 탓에 이 일대는 약 2시간 동안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대학생들과 외국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이창호(고려대생·25)씨는 "G20 행사가 글로벌 리더라면서 소리치지만 알멩이는 없는 행사”라면서 “특히 MB 정부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대안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에는 처음으로 참여했다는 대학생 전 모(24)씨도 “오늘의 시위는 의미가 없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우리 20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캐나다인 제시카(27)씨도 “G20 반대 시위가 경찰과 충돌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되어서 기쁘다”면서 “여성, 노동자,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이번 시위를 통해서 G20에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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