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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기업식 대학개혁'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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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기업식 대학개혁' 답을 찾다 박범훈 중앙대 총장(맨 왼쪽)은 지난달 28일 학교교육 발전을 위해 입사 2-3년차 동문들과 서울의 한 한정식집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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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지난 9월 15일. 중앙대 박범훈 총장은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년병 14명을 특별히 초대했다. 중앙대는 물론이고 서울대와 연세대 등 다양한 대학 출신들로 이뤄진 두산그룹의 새내기 직원들이었다. 박 총장이 이들을 총장실에 초대한 이유는 이렇다. 세계 초일류국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집단은 '기업'이고 이들 기업이 중앙대의 가장 큰 고객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 대학의 고객인 기업이 원하는 미래 인재의 가치를 찾다 = 이날 대화에서 박 총장이 궁금해했던 것은 이런 것들이다. 첫째, 대학에서 배운 내용 중에 취업과 업무 수행에 가장 도움이 되는 교육 과정은 무엇일까? 둘째, 서로 다른 출신 대학의 교육 과정에서 공통적인 장점은 무엇일까? 셋째, 졸업 인증제와 같은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실제로 어떤 도움을 주었나? 등이었다. 어색한 분위기가 조금씩 풀려가면서 신입 직원들은 솔직한 답변을 쏟아냈다.


박 총장을 가장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 답변은 대학에서 힘들여 배운 전공 지식이 학점 취득에는 도움이 됐지만 실제 직장 생활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순 전공에 불과한 영어 수업은 오히려 영어 능력 신장에 방해만 됐다는 답변이 나올 땐 총장으로서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오히려 세상살이에 도움이 된 것은 출신 대학의 명성인 '네임 밸류(Name Value)'더라는 지적엔 아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차라리 토론식 수업이나 자매 결연을 맺은 대학과의 교환 학생제도 그리고 전공이 아닌 타 학과의 개론 과목 수강이 도움이 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취업을 앞두고 모교 출신 기업 임원과 함께한 모의 면접이 특히 도움이 됐다는 대답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중앙대는 발 빠르게 보고서를 만들어냈다. 보고서는 대학의 전공 수업이 취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 밖의 수업이나 비교과 활동이 도움이 됐다는 점이 부각됐다.


서강대의 기업체별 동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취업 지원 시스템과 성균관대의 3품(인성품, 국제품, 정보품) 인증 제도 등은 특히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로 거론됐다. 박 총장의 이런 노력은 취업과 업무에 필요한 '실용 지식'이 무엇인지를 최근 졸업생들로부터 듣고 교육과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중앙대=두산' 박용성 회장이 직접 나서 취업까지 연결한 대학 비전을 설명하다="자녀를 보내주면 책임지고 가르치겠습니다."


2008년 이사장으로 취임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지난해 입시 설명회에 나와 던진 '영상 메시지'가 대학가의 화제가 됐다.


취임 후 "제대로 된 대학 하나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던 그의 입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고 3수험생과 학부모들로 가득 찬 설명회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2008학년도 8.6대 1이던 경쟁률은 박 이사장의 발언 이후 그 해 2009학년도 입시에서 12대 1로 껑충 뛰어올랐다.


다음 해인 2010학년도에는 17.2대 1로 무려 2배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특히 지난해 2010학년도 수시 모집에는 중앙대 역사상 유례 없는 6만3344명이 지원해 28.4대 1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좋은 농사꾼은 종자씨 관리에 정성을 다합니다." 대학 운영을 농사에 비유하는 윤경현 기획처장은 경쟁 대학보다 우수한 인재를 먼저 잡기 위해 수시 모집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특히 수시모집에서 전체 정원의 60%가량을 조기에 선발해 우수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중앙대는 숨겨진 인재를 찾기 위해 201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다빈치형 인재 전형' '리더십 우수자 전형' 등을 통해 입학 정원의 16%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는다.


◆ 2018년 개교 100주년을 향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대학으로 리모델링하다=중앙대의 개혁 플랜은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18년까지 10년간 계속된다. 지난 2년간의 개혁이 학교시설 등 하드웨어를 개선하는 것이었다면 2012년까지 앞으로의 2년은 세상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학문 단위 구조조정을 내실 있게 마무리짓는 것이다. 쉽게 말해 세상이 원하는 학과는 만들고, 시대에 뒤처지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는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18개 단과 대학, 77개 학과를 10개 대학, 46개 학과로 선택 집중해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어 대학의 독어학과, 불어학과가 폐지됐고 사회과학대학 공공 정책학부 역시 사라졌다.


일본어문학ㆍ중국어문학ㆍ비교 민속학은 아시아 문화학부로, 독일어문학ㆍ프랑스어문학ㆍ러시아어문학은 유럽문화학부로 통합됐다. 다른 쪽으로는 학과 신설이 이어졌다.


올해 경영학부(글로벌금융), 융합공학부와 국제 물류학과를 신설하면서 4년 장학금, 해외연수 기회, 기숙사 우선 제공 등의 혜택을 내걸었다. 경영학부에 신설한 글로벌 금융 전공은 금융 전문가와 재무회계 전문가 양성의 두 축으로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재학 중에 공인재무분석사(CFA), 공인회계사(CPA), 미국공인회계사(AICPA)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확실한 '카드'를 들고 사회로 나가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중앙대의 개혁은 2012년이면 1차적으로 마무리된다. 윤경현 기획처장은 "중앙대를 사관학교로 만들고 싶다"며 학사관리를 엄정하게 관리해 대학 사회 전반의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중앙대는 전국 181개 대학 중 174위를 기록할 정도로 '짠물'인 평균 학점을 계속 엄격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실용 교육'을 넘어서는 차별화 교육에 대한 고민도 크다. 윤 처장은 "취업만이 아니라 전문가가 되려면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교양 교육을 통해 창조적 전문가(specialist)를 키우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김도형 기자 kuert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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