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미국 중간선거가 우리시간으로 2일 오후 실시된다. 여론과 각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당인 공화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월가와 재계는 선거 결과에 따른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 민주당 패배 확실시 = 선거 직전까지도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에게 불리하다.
2년 전 대규모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던 민주당은 그러나 현재 1조3000억달러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재정적자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재정적자 확대를 감수하며 경기 부양을 위해 9000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10%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인해 민심은 민주당에 등을 돌린 상태.
로이터와 Ipsos가 지난달 28~31일 유권자 10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자는 44%에 그쳤다.
이에 따르면 공화당이 하원의석 453석 중 231석을 확보, 하원을 장악하게 되며 상원은 민주당이 최대 52석을 확보, 현재처럼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 공화당 승리, 증시에는 藥 = 일반적으로 중간선거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고 있는 경기부양책 등 양당이 내걸고 있는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빈키 차드하 스트래티지스트에 따르면 지난 19차례의 미국 중간선거 이후 S&P500 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총 18차례로 집계됐다. 상승폭도 상당하다. 중간선거 이후 6개월까지는 평균 13%, 이후 12개월 동안은 17% 올랐다.
공화당이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제치고 승리한 경우 S&P지수 연 평균 수익률은 14.6%로 특히 높았다. 따라서 시장은 공화당 승리가 증시에 보다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라이언 젠드로 파이낸셜네트워크 스트래티지스트는 "선거 결과가 나오게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불확실성이 해소돼 리스크 프리미엄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에는 毒? = 물론 공화당의 승리가 호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주장하는 공약이 근본적으로 모두 다른 만큼 정당 교체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전반적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를 포함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화당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지출을 줄이는 등 연간 1000억달러의 예산을 절감하는 긴축정책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양당의 의견차에서 오는 단기적인 정책 혼란이 불가피한 가운데 금융권은 공화당 승리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금융개혁안 등 금융권에 대한 규제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각종 규제가 이어지면서 금융주 주가는 지난 9~10월 1.06% 상승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항상 어닝시즌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던 대형 투자은행들은 이번 어닝시즌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며 부진했다.
시장은 특히 신용카드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선거 후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KBW는 리포트를 통해 "카드 산업 환경은 선거 이후 개선될 것"이라면서 "기존 정책을 크게 수정하지도 않겠지만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강력한 새로운 규정 역시 도입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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