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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텃밭'서 민주당 '굴욕'..한나라당 '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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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유시민 나섰지만, 지역일꾼에 패배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손학규-유시민의 지원사격도 민심을 얻는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권자들의 선택은 텃밭에서 '무난한 승리'를 기대해온 민주당이나 '민주당 심판론'을 내세운 야권 단일후보가 아닌 무소속 지역일꾼의 판정승이었다. 27일 전국 6개 지역에서 치러진 재ㆍ보선에서 박빙의 승부로 주목받았던 광주 서구청장 선거는 무소속 김종식 후보의 당선으로 결론났다.


민주당의 패배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민주당은 광주 서구청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거듭된 진통 끝에 김선옥 후보를 당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지난 6ㆍ2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한 바 있어 당 안팎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선거 중반, 손학규 대표에게 올라온 판세분석 보고서는 민주당에 하나의 충격이었다. 지역 당원들의 공천에 대한 불만과 주민들의 민주당 독주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무소속 김종식 후보가 선두에 올라섰고, 민주당 후보가 3위에 그쳤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손 대표를 비롯해 당내 간판스타들이 총동원됐지만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거결과 김종식 후보는 37.9%로 당선됐고, 민주당 후보는 야4당 단일후보인 서대석 국민참여당 후보(35.4%)보다 한 참 뒤처진 24.0%에 그쳤다.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3위에 그친데 따른 여진은 향후 야권연대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2012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제1야당인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빅텐트론'이 더욱 힘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야권연대 협상에서 민주당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취임 이후 첫 시험무대에서 쓴 잔을 마신 손 대표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재보선 공천은 전당대회 이전인 박지원 원내대표 체제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손 대표의 책임론이 분산될 수 있지만, 대표가 재보선을 진두지휘 했다는 점에서 3위라는 성적표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수도 있다.


반면 비(非)민주당 야권연대를 지원했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은 그나마 2위로 민주당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는 점에서 작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특히 6ㆍ2 지방선거와 이번 재보선을 통해 호남지역에서 비민주 야권연대의 활동 반경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표 결과를 지켜본 한나라당은 여유가 넘치는 분위기다. 경남 의령군수 선거에서 당초 예상했던 10%내외보다 다소 좁혀진 5.5%포인트 격차였지만, 김채용 한나라당 후보가 무소속 오영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일각에서는 "오 후보와 무소속 서은태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 결렬이 승리의 요인이 됐다"(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는 분석도 있지만, 의령군은 3번 연속 무소속이 당선된 지역인데다 지난 재보선에서 경남지역 18개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6곳을 빼앗긴 패배의 늪을 이번에 벗어났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경남 거창군 제2선거구 광역의원 선거에 변현성 후보, 기초의원에 부산 사상구 나 선거구에 황성일 후보, 사상구 라 선거구에 양두영 후보가 각각 당선되면서 6개 지역 중 후보를 낸 4곳에서 모두 승리했다. 전남 곡성군 가 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조상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30.9%를 기록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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