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부활의 날개짓을 펴고 있다. 조직재편, 신제품출시, 글로벌 기업과의 공조강화를 통해 휴대폰의 강자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연산 1억대 이상을 생산하면서 세계 휴대폰 3위의 자리를 지켰던 LG전자는 '아이폰 쇼크'와 '스마트폰 광풍'속에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올해는 와신상담하면서 부활을 준비해왔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스마트폰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사령탑교체라는 초강수를 두는 등 '배수의 진'을 쳤다. CEO로 발탁된 구본준 부회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MC사업부장을 박종석 부사장(전 MC연구소장)으로 전격 교체하며 LG 휴대폰 재건의 의지를 다졌다. 박 부사장은 특히 MC사업본부장과 스마트폰사업부장을 겸임한 것은 이와 무관치않다.
전략 스마트폰도 내놨다. 옵티머스원은 LG전자가 글로벌 1000만대 판매목표까지 제시하며 야심차게 공개한 모델로 전 세계 90개국 120개 사업자에 순차 공급중이다. 옵티머스 국내 출시는 LG전자의 휴대폰 재건 프로젝트의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KT를 통해 국내 첫 선을 보인 이래 하루 개통량이 최근 3000대 선으로 늘어났고, 조만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용 제품이 출시되면 판매량은 수직상승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국민 스마트폰을 표방하며 90만 원 대에 안팎이던 스마트폰 값을 60만 원 대로 낮춘데다 주요 기능을 모두 갖춘 게 인기비결로 꼽힌다. 옵티머스 원은 500여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투입해 한국어 구글 음성검색 서비스 등 구글 서비스에 최적화한 제품으로, 구글 인증마크(with google)도 획득하는 등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다.
LG전자는 곧이어 옵티머스시크 등 전략 스마트폰을 추가로 내놓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LG전자는아울러 전매특허격인 '고객 인사이트(고객수요 정밀분석)'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별 고객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운영체제와 가격대별로 내놓는 다변화 전략도 추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 공조도 강화한다. 스마트폰 플랫폼의 경우 구글, MS 등 글로벌 기업들과 공조해 최적화된 전략 모델을 경쟁사보다 앞서 내놓을 계획이다. 옵티머스원에 안드로이드 최신버전인 2.2 '프로요'를 국내 제조사 처음으로 탑재하고 구글인증 마크를 획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왕년의 강자 MS가 야심차게 선보인 '윈도폰7'의 첫 모델인 '옵티머스7'을 LG전자가 앞서 발표한 것도 일맥상통하다. 실제로 타사에 제공된 윈도폰7 스마트폰의 제조 가이드라인도 사실상 LG전자의 초안에 기초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공을 들였다.
하드웨어에서도 글로벌 공조가 돋보인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업계 최초로 듀얼코어 프로세서인 엔비디아의 '테그라2'를 탑재키로 했다. 연말을 전후해 출시될 사상 첫 듀얼코어 스마트폰으로, 향후 스마트폰 시장의 고성능 트랜드를 주도하겠다는 뜻이 깔려있다. 듀얼코어와 같은 신기술을 선제 채용함으로써 애플, 삼성전자, HTC 등 스마트폰 경쟁자와의 간극을 좁히거나 일거에 따라잡겠다는 복안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옵티머스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성공리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LG전자는 3ㆍ4분기까지 영업적자폭이 커지겠지만 4ㆍ4분기이후 신임 CEO의 공격적 경영과 윈도폰7 등 전략모델의 선전효과로 적자폭을 줄이고 턴어라운를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휴대폰 전성기의 단초가 됐던 '제 2의 초콜릿폰 신화'를 다시금 이뤄낼지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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