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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부자가 알거지되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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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인천광역시 검단지구에서 벼농사를 짓던 신 모씨는 갖고 있던 땅이 수용되면서 13억원 가량의 토지보상금을 받게 됐다. 신씨는 이번달 말 3억원을 우선 현금으로 지급받고, 나머지 10억원은 토지보상채권과 현금을 각각 6대 4 비율로 지급받게 될 예정이다. 평생 농사만 지었던 신씨라 갑작스러운 목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돈을 빌려달라는 친지나 지인들의 성화에 빨리 돈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주식에 투자했다가 고스란히 날렸다는 이웃 주민들의 재테크 실패담은 그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인천 검단신도시 재개발 사업에 따라 오는 25일 검단1지구 토지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보상금이 지급되기 시작한다. 이 지역에 보상금으로 풀리는 돈은 약 4조원. 금융업계 입장에서는 산술적으로 10억원 자산을 가진 VIP급 고객이 4000명 가량 생기는 셈이다. 이 때문에 현지에는 보상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 증권, 보험사 영업인력들의 로비전이 치열하다. 오는 11월부터 보상금이 풀릴 예정인 경기 하남 미사지구와 2차 보금자리인 부천 옥길지구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돈벼락'을 맞은 지역주민들이 재테크 정보 홍수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보유한 땅이 제대로 평가를 받았는 지 여부와 세금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부터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운용 방법에 대해서는 본인의 평소 투자성향과 자금 투입 가능 시기를 감안해 체계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절세는 보상금 관리 첫 관문=토지보상금을 수령할 예정이라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본인의 토지와 지장물이 적정하게 평가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업시행자에게 정보공개를 청구해 감정평가서를 받은 후 감정평가에 하자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짚어볼 점은 양도소득세다. 양도소득세 신고기한은 양도일(토지수용의 경우 상금 잔금을 받은 날, 소유권이전 등기일, 수용개시일 중 빠른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다.

토지보상 주민들에게 불리하게 개정된 규정도 숙지해야 한다. 2009년까지만 하더라도 매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2월 이내에 예정신고납부를 하는 경우 한도 없이 10% 세액공제 혜택이 있었으나 이를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올해부터 예정신고 납부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신고불성실 가산세로 과소신고의 경우 10%의 가산세가, 무신고시에는 10%의 가산세(2011년부터는 20%)가 적용되며, 납부 불성실 가산세로는 연10.95%의 가산세가 적용된다. 따라서 반드시 예정신고 납부기한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양도소득세는 1년 단위로 초과누진세율(6~35%)을 적용해 계산된다. 따라서 보상금을 분할해 지급받으면 절세 효과가 있다. 최근들어 현금과 채권을 일정 비율로 나눠 보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상금 중 일부는 채권보상으로, 나머지는 협의양도로 보상금을 받는 식으로 한다면 양도세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토지보상금을 수령해 금융상품으로 운용할 경우 에는 금융소득종합과세도 고려해야 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란 개인별 연간 금융소득을 합산해 세전 4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을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상품(10년 이상 저축성보험, 생계형 저축, 일시납 즉시연금형보험 등)에 우선적으로 가입하거나 예금을 증여세 비과세 한도범위내에서 가족명의로 분산시켜 가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


◆노후자금은 예금, 채권형으로=수용되는 땅이 대부분 농지이다 보니, 토지보상금을 받는 지주 역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공격적인 투자상품보다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 받은 보상금을 주로 거래은행이나 농협에 맡겨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토지보상금 중 상당액이 현금이 아닌 채권으로 지급될 예정이라 채권 취급이 가능한 증권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예금 금리가 형편없이 떨어졌고, 보상채권으로 받은 경우에도 세후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아 고객들은 투자대안을 찾고 있다.


가희정 한화증권 부평지점 차장은 "낮은 금리 속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객들에게 보상채권을 매도하고 비슷한 등급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최근 우량 회사채 금리가 많이 하락하긴 했지만 정기예금금리 보다는 아직도 높으며, 신용등급이 한단계 낮더라도 은행지주 계열사나 대기업 계열사의 채권을 선별해서 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성향에 따라 안정형 고객은 표면이자가 낮은 지역채에 투자하고, 위험중립형 이상 고객은 금리가 높은 우량채권을 매수하는 등의 방법도 있다.


애매한 금액의 토지보상금을 받았거나, 투자처를 고민하는 동안 일반 예금에는 넣어두기 아깝다고 느껴지면 CMA(증권사)나 MMF, MMDA(은행)가 정답이 될 수도 있다.


김일환 신한은행 PB 여의도센터 팀장은 "CMA, MMF, MMDA 등은 보통 1~3%의 수익을 제공하는데 언제나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 일반 저축예금계좌나 RP(증권사 투자 대기자금 계정)보다 금리 또는 수익을 좀 더 높게 제공하는 계좌"라며 "어디에 투자할지 정해지지 않았거나 사용이 곧 예상돼 예금이나 펀드 등 묶어둘 수 없는 자금을 단기적으로 넣어두는 용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가 및 상품 등에 연동한 주가연계펀드(ELF) 등 다양한 구조의 상품에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정적인 운용을 추구한다면 원금보존형이나 원금일부보존형도 가입이 가능하니 적절한 상품을 선택해 가입한다면 원금 손실은 줄이며 초과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원금이 확실히 보장되면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ELD(주가연계정기예금) DLD(주가이외 다른 원자재 등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등이 있다"며 "주가가 40~50% 하락해도 수익이 나는 ELF, ELS 등은 주식형 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게 투자할 수 있으나 꼭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공격적 투자자라면 부동산에도 관심=보통 토지보상금을 지급받는 경우 평생을 농사만 지은 노년층이 대부분이라 안전자산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부동산 재투자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부동산 재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은 토지보상금을 받는 대상자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토지보상금 지급이 지연된 곳의 경우 담보대출을 통해 미리 인근 부동산에 투자하고, 받게 될 보상금으로 대출금을 갚아나가려는 투자자들도 있다.


노창호 검단 농협 상호금융추진팀장은 "보통 농사짓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부동산 경기까지 안 좋아지면서 예전처럼 대부분이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면서도 "소수의 공격적인 투자자, 연령층이 낮은 투자자들은 부동산 구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100%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것보다는 일정 비율만을 부동산에 재투자하고, 원금을 보장하고 싶은 금액은 원금보장형 상품과 연금 등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투기성 부동산보다는 오피스텔, 상가 등 매달 일정 수익이 지급되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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